노래하는 교통경찰 이천세 씨
노래하는 교통경찰 이천세 씨
  • 정양화 기자
  • 승인 2006.09.07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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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부署 교통지도계 이천세 계장

  - 단속하며 느낀 점 노래로 만들어 단속 때 선물로
  - 11월 개인 음반 발매예정, 30년 만에 가수의 꿈 이뤄


음주운전 안돼요  -  박병학 작곡, 이천세 작사

설마 설마 한잔하고 한 운전 음주운전
더더더더 더더더더 부세요 요구하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한 번만 한 번만 봐달라고 애를 쓰시네
어쩌면 좋아 면허정지 면허취소 벌금까지
음주운전 절대로 안돼
절대절대 절대절대 하지마세요

조마 조마 한잔하고 한 운전 음주운전
더더더더 더더더더 부세요 요구하는데
재물도 명예도 버리고
한번만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 하시네
어쩌면 좋아 면허정지 면허취소 벌금까지
음주운전 절대로 안돼
절대절대 절대절대 하지마세요


“예전에 교통경찰이 얼마나 멋진 직업이었는지 몰라요. 그 때는 음주 단속기가 아니고 풍선으로 단속했죠. 허허허… 그렇게 멋져 보이던 교통경찰이 되면서 가수 꿈은 접어두고 그저 이 길을 달려왔습니다.”

이천세(54)씨는 대전 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장이다. 그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가수의 꿈을 교통 경찰계라는 곳에서 이루어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음주운전자에 벌금용지, 비음주운전자에 본인 CD 선물불시에 실시하는 음주운전 단속시간. 이 계장은 매일 음주운전 단속시간이 되면 그의 타이틀곡 ‘음주음전 안돼요’를 틀어놓고 음주 운전자에게 벌금용지를, 비음주운전자에게는 자신의 음반을 나누어 주는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음주운전 측정 대기열에 있던 운전자들은 훈방과 동시에 일종의 상장 같은 이천세 계장의 음반을 받으며 어리둥절해 하거나 ‘아~ 그 분!’ 하며 알아보고 반가워하기도 한다.“음주운전 단속시 힘들 때가 많아요. 단속하다 보면 어쩔 때는 심한 싸움, 욕설이 난무하기도 하지요.” 이 계장은 음주운전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렇지만 그의 노래를 틀며 음주단속을 하면서 한결 음주운전단속 현장도 부드러워지고 시민들의 호응도 커졌다. 그래서일까, 대전 음주운전자 비율이 작년에 비해 한층 떨어졌다는 후문. 벌써 그의 음반은 6000천여 장 발매되어 시민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섰다. 노래 실력 인정받은 가수협회 회원 경찰관이라고 실력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 이천세 계장은 이미 1984년에 노래 실력을 인정받아 가수협회에 등록한 실력파 가수. 그는 음주운전방지 캠페인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지난 3월 ‘음주운전 안돼요’란 음주운전 캠페인 송을 생각해 내고 가사를 작사했다. 그리고 경찰밴드 지도교수이자 MBC악단장인 박병학씨에게 곡을 받아 올해 4월 음반을 냈다. 이 음반은 20년간 그가 교통경찰로서 음주단속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한 곡으로 누구나 음주운전 단속현장을 그려볼 수 있게 쉽고 재미있게 쓰여 졌다.이 외 음반에 수록된 ‘교통경찰 멋쟁이’는 교통경찰에 대한 그의 사랑을 그렸고 ‘남자의 길’,‘천년을 빌려준다면’,‘마음먹기 달렸더라’는 평소 그가 애창하는 가요를 수록했다.“대형사고의 거의 90%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입니다. 한순간 방심하다 불우한 사고를 겪게 되는 겁니다. 전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정신적, 물질적, 경제적 피해가 얼마나 큽니까? 그런 음주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음반을 낸 거죠.”
30년 만에 이뤄가는 가수의 꿈
이천세씨는 일주일에 두 번 서울에 간다. 나훈아, 남진, 태진아 등 대형가수를 키워낸 작곡가 임종수씨를 만나 그의 또 다른 음반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이천세씨는 음주운전 캠페인 송 음반으로 우연히 서울 KBS에 출연, 우연한 기회로 KBS에서 가요계의 대부 임종수씨를 소개받았다. 임종수씨는 그의 인간적인 면과 노래 실력에 반해 흔쾌히 그의 곡을 작곡하고 이천세씨는 이제 그의 곡으로 11월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경찰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인연이 닿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행운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제 또 다른 꿈을 경찰생활로 인해 이루게 되는 거잖아요. 20대부터 꿈꿔왔던 꿈을 말예요. 이젠 새로운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게 될 거 같습니다.”

교통경찰로서 자신의 의무와 음악적 재능을 접목시켜 시민들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이천세.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바치고 그의 꿈을 이루어가는 이천세 계장의 지금까지의 행보는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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