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같이 조그만 기업이 취재거리가 되나?” 신광특수초자 허윤구 대표(40)는 겸손했다. 대한바둑협회에 등록된 기사는 아마추어 220명, 프로 209명이며 우리나라 바둑 인구는 약 9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바둑알
업체는 국내에 3곳 뿐. 장인정신과 노하우 없이는 바둑알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문어발식 사업이 손 뻗고 있는 요즘, 60여 년간 대대로
바둑알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신광바둑(신광특수초자)을 찾아가 보았다.
국내 유일의 바둑알 수출업체
“안녕하세요. 찾기 힘드셨을 텐데 잘 찾아 오셨네요.” 신광바둑 허윤구 대표(40)가 기자를
반갑게 맞는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제3공업단지에 위치한 신광특수초자는 조그마한 규모지만 내실이 가득한 업체이다. 우리나라 바둑 3개 업체 중
국내유일의 수출업체로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총 15개 나라로 바둑알을 수출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바둑을 두지 않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 유럽에서도 조금씩 바둑이 보급 되고 있어요. 요즘 한창 전쟁 중인 이스라엘조차 7천불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다. 허
대표는 인도네시아, 태국, 러시아에서도 바둑 붐이 일어나는 등 바둑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인정신’ 결코 쉽지 않다
6년전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금은방을 하던 허 대표는 부친
허복래(74)씨가 더 이상 사업을 꾸려 나갈 수 없는 나이가 되어 가업을 인계 받았다. 눈으로만 보았던 부친 사업에 사전지식 없이
바둑알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 3년간은 배우는 입장으로 직원들과 같이 주·야 교대로 같이 땀을 흘렸다. 바둑알 제조는 손이 많이 들어간다.
바둑알 원료를 생산 하려면 3일 밤·낮으로 연마제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원료를 가공하여 신광특수초자는 한달 70~80톤의 바둑알을 생산한다.
계속 가업을 계승하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허 대표는 조카나 사위가 들어오면 끝까지 계승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둑알, 10년 전이나 지금 가격은
비슷해
허 대표는 “국내시장 70%를 점유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바둑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비슷하다”며 사업이 어렵다고 말한다.
게다가 인터넷 바둑의 보급으로 실제로 바둑을 두는 마니아층이 줄어들고 있고 값싼 플라스틱 바둑알의 보급으로 인해 60년 노하우의 고급 바둑알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허 대표가 택한 방법은 수출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전 세계 ‘MADE IN KOREA’ 목표로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둑의 흑·백 원리 벗어나
신광바둑은 고정관념을 벗어나 오랜 시간 대국에 임하는 기사들의 건강을 고려하여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옥색과 초록색으로 칼라바둑알을
탄생시켰다. 또한 여러 사람의 손에 닿는 바둑알의 특성을 고려해 은나노 항균(특허 0399481호) 코팅 기술을 첨가하여 ‘웰빙 바둑’의 길을
열고 현재 특허 출허중인 음이온 원적외선 바둑알 개발로 원적외선협회의 검사결과 원적외선이 90%이상 방출돼 원적외선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들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친환경적인 전기로 도입
기존의 위에서 열을 분사하는 방식의 기존로에서는 굴뚝으로 연기를 보내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도입한 것이 전기로.
기존로에서는 하부까지 열이 미치지 못하여 탁한 색상과 잘 깨지므로 불량이 많았지만 전기로는 하부에서 상부로 열을 고르게 분사하므로 바둑알의
주재료인 장석이 고르게 열을 받아 완전 용해하므로 좋은 품질의 바둑알 제공과 더불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바둑 돋보기>
한국바둑의 역사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고구려의
승려 도림(道林)이 백제의 개로왕과 바둑을 두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백제문화가 일본에 전파될 때 바둑도
함께 건너간 것으로 추측된다. 일각에서는 기자조선(箕子朝鮮)시대 때부터 바둑이 두어졌다는 설도 있지만, 사실적 근거는
불확실하다.
바둑알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바둑알의 종류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합조개와 오석을 가공한 일본 바둑과 마노(옥)을 가공한 중국바둑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생산되는 바둑알을 들 수가
있다. 일본산 조개 바둑알은 아주 유수한 소재로 정교하게 만든다. 그러나 소재가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산 바둑은
마노(옥)이라는 귀환 소재를 쓰고 있으나 흑과 백이 대비되는 본래 바둑의 참 멋을 살리기에 색깔이 적절치 않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바둑은 신광특수초자에서 초자(硝子:일반적으로 융해된 액체를 냉각하면 일정한 온도에서 응고하여 결정(結晶)으로 되지만 어떤 종류의 것은
냉각해도 응고·결정화하지 않고,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점차 점성(粘性)이 증가하고, 나중에는 굳은 고형물이 된다.)라는 말처럼 돌과
유리를 고열 1800도에서 적절히 혼합하여 만든다.
바둑 두는 법 한국 고유의 바둑은 ‘순장바둑’이라
하여, 1940년대까지만 해도 성행했다. 그러나 현재 통용되는 바둑은 일본식 바둑이다. 바둑은 흑돌과 백돌을 바둑판 위의 점인 집에
교대로 놓으면서 집을 많이 차지하는 게임으로, 궁극적으로는 집을 많이 차지한 쪽이 이기는 것이다. 이때 실력이 강한 사람은
상수(上手)라고 해서 백돌을 가지며 약한 사람은 하수(下手)라고 하여 흑돌을 가지고 둔다. 한쪽이 항상 백돌을 가지거나 흑돌을 가지고
두는 상수와 하수 사이를 정선(定先)이라고 하며, 흑돌과 백돌을 교대로 가지고 두는, 즉 실력이 비슷한 사이를 호선(互先)이라고
한다. 바둑을 둘 때 앉는 자리에는 상좌(上座)라는 것이 있어서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선배를 상좌에 앉게 하는 것이 예의이며,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상수가 상좌에 앉는다. 바둑은 실력의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끼리도 서로 대국할 수 있게
핸디캡(handicap)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