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판중심주의' 적극 확대…주도권 확보 나서나
檢, '공판중심주의' 적극 확대…주도권 확보 나서나
  • 편집국
  • 승인 2006.09.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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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발언 파문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이번 파문의 근본원인이 된 공판중심주의를 적극 확대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파문과 관련된 논의를 주도해 나가기로 하면서 법조계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검 "공판중심주의의 시대적 요청에 적극 찬성…정착 위해 제도 추진 중"

검찰은 최근 공판중심주의와 관련한 논의에서 마치 이 제도를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공판중심주의 재판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조근호 공판송무부장은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의 시대적 요청에 적극 찬성하고,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제도를 추진중에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현재 전국 지검단위에서 증거서류분리제출제도를 시행하고 있고,서울중앙, 대전, 대구, 광주지검에서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 운영에 적극 관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제도 정착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18개 본청에서 실시중인 증거서류분리 제출 제도를 다음달 안으로 전국 모든 검찰청으로 확대 실시하고 서울중앙과 대전, 대구 등 6개 재판부에서 실시하던 '선진국형 공판중심주의' 재판에 따른 공판 관여 방식을 전국 본청에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사소송과 관련한 형사 기록의 문서송부촉탁에 있어서는사건 관계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사항을 더욱 엄밀히 심사하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선진국형 공판중심주의' 서울-대전-대구 등 6개 재판부에서 전국 본청으로 확대키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증거서류 분리제출은 사건에 대한 예단을 막기 위해 검찰의 공소장 외에 기타 수사기록이나 증거물을 일괄제출하지 않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전국 18개 본청에서 실시중인 '증거서류 분리제출'을 전국 검찰청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소사실과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증거는 일체 법정에 제출하지 않을 방침이다.

두번째로 선진국형 공판중심주의 재판에 따른 공판 관여 방식이 확대되면 다음달부터 모든 검사는 법정에서 공소사실 외에 범행 동기나 범행후 정황 등 공소사실과 관련된 주위 정황사실을 포함해 피고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신문을 하게 된다.

또 신문 과정에서 질문은 짧아지고 대신 답변은 길어지며 검사의 구형 이유도 지금보다 상세히 설명된다.

마지막으로 검찰은 민사소송과 관련해 형사기록의 문서송부촉탁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불기소 기록의 송부 촉탁에는 사건 관계인의 프라이버시 보장이 우선되고 수사 비밀과 관련이 없는 서류만 송부가 가능하게 된다.

檢, 법원과 갈등 원인 '공판중심주의' 논의 주도 뜻

검찰과 법원 사이 갈등의 한 가운데는 공판중심주의가 있었다.

대법원장의 발언 파문으로 법원과 갈등을 빚은 검찰은 논의의 주도권을 잃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다소 거친 표현으로 검찰과 변호사를 자극하기는 했지만, 대의명분이 확실한 공판중심주의의 화두를 선점하면서 법원이 여론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공판중심주의에 적극적이고 검찰은 이에 대해 소극적인 것으로 비춰져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오히려 공판중심주의를 적극 확대 시행하겠다는 것은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 스스로가 공판중심주의의 성급한 확대에는 반대해왔던 만큼 제도 정착 과정에서 또다른 부작용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장, 내일 유감 표명 전망…법원-검찰-변호사 갈등 '일단 봉합' 될 듯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용훈 대법원장은 26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을 순시하는 자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친분이 있는 임채정 국회의장을 만나 "일부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된 만큼 해명과 유감의 뜻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법원장이 구체적인 유감의 뜻을 밝히고, 검찰과 변호사단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수순을 밟아 이번 파문이 수습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한다.

하지만 일선 검사와 변호사들의 앙금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어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정상명 검찰총장은 오늘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파문과 관련해"검찰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겸허히 자기 반성을 하고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법조인이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은 중용과 형평성, 공정성이고,이는 '화이부동'과도 뜻이 통한다"고 밝혀법조3륜이 화합을 이루는 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했다.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탄핵도 불사하겠다던 대한변협 역시 26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일단 내일로 예정된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박혀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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