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함께한 37년, 성공 비결은 ‘정직’
자동차와 함께한 37년, 성공 비결은 ‘정직’
  • 홍세희 기자
  • 승인 2006.10.19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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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티제이모터스 김형기 사장

좀처럼 쉽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아우디 Q7을 타고 대천 바다에 가서 차에 매달고 온 보트로 바다낚시를 하게 되었다. 여름내 바닷가 한 번 못가봤다고 투덜댄 기자에게 초가을 대천바다의 싱그럽고 짭조름한 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우디 Q7을 맘껏 타고 내달린다는게 어딘가. 게다가 귀로에는 동행한 A8까지…. 이날 여행은 포유의 커버촬영 제의에  (주)티제이모터스 김형기 사장의 아이디어로 이루어졌다.


중부권 최대의 수입차 전시·판매기업인 (주)티제이모터스 김형기 사장(50).
선입견이랄까, 수입자동차 딜러라면 흔히 훤칠한 키에 패션감각이 곁든 핸썸한 중년의 남성상을 그리게 된다. 그런데 적당히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나 티셔츠에 면바지를 즐겨입는 김 사장은 늘 접하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

티제이모터스 전시장을 둘러보자. 고급스럽고 세련돼 당장이라도 차 한 대 계약하고픈 마음을 절로 들게 한다. 그런데 전시장 뒤편 주차장을 가로지르면 두 채의 정겨운 원두막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옆에는 달래며 고추 등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참으로 여유로운 시골풍경을 연상케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언밸런스한 이 두 컨셉은 오는 이나 보는 이 모두에게 ‘호감’을 산다.

김형기 사장은 공주 옥룡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옛날엔 어느집이나 그랬듯 김 사장네도 넉넉지 못했다. 초등학교 시설 아이스께끼 장사를 하며 근근히 학교를 마친 그는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동네 정비소에서 일을 시작한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그는 삶의 현장에서 자동차와 연을 맺고 있었던 것. 지금부터 37년 전 일이었다. 활발한 성격인 그는 고되지만 재미있게 일했다.
청년기에 접어들며 서울 유학길(?)에 오른다. 유독 자동차 도색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당시 자동차 페인트로 최고의 주가를 날렸던 서울 장안동을 택해 모 정비공장에 들어갔다. 겨우 잠이나 잘 수 있을 정도의 조그만 방에서 지내며 끼니는 못먹는 날이 더 많았다. 열심히 일한 덕인지, 고객들은 그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가 일하던 정비공장은 다른 곳보다 열악한 시설이었지만 고객은 ‘김형기’를 찾아왔다. 자동차 정비면 정비, 도색이면 도색 뭐하나 흠잡을데 없이 척척 해내는 그의 감각과 손 기술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1983년, 드디어 동구 가양동에 ‘형제광택’이란 간판을 내걸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착실히 일하며 모은 돈으로 88년도에는 집도 샀다. 그런데 지인을 잘못 만나 일이 생겨 그간 모은 돈을 탕진하게 되었으니, 김 사장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 때부터 방황의 행로에 들어선다.
“2년 반동안 놀았어요. 허탈한 마음에 술도 진탕 마시고, 뭔가 할 수 있는 의욕이 없었죠. 사는게 뭔가 하는 생각만 계속 들고….”
그래도 가족들을 생각해 틈틈이 지인들의 차를 손보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공업사 하나가 경매로 넘어와 월세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그 공장이 바로 김 사장이 다시 일어서는데 힘이 되어준 성광공업사이다. 2년 반의 방황을 접고 94년부터는 더 열심히 일했다. “어떻게요?”라는 물음에 김 사장은 “뭘 어떻게, 그냥 죽-을 각오로 했지”한다.

1999년 김형기 사장이 인수한 진양모터스는 수입자동차 전문 서비스 공장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에 친절한 서비스정신까지 더해 대전·충청권 최고의 수입차 정비소로 정평이 나 있다. IMF 사태로 국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진양모터스는 흔들림 없는 경영을 기본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유지하며 폴크스바겐 및 아우디를 이용하던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98년 IMF 때 세일즈 쪽은 물론 많은 수입차 서비스 딜러들이 사업을 접었습니다. 대전·충청지역을 맡았던 저희는 흔들림 없이 아우디 서비스를 계속했습니다. 그때 오셨던 고객들이 고마움을 표하더군요.”
그 후 고객과 관계자들의 권고로 (주)티제이모터스를 설립한 김 사장은 항상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개선점을 찾아내고 애로사항은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판매증가율 및 서비스고객만족도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IMF때 김 사장에게 정비를 받았던 고객들도 티제이모터스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오래전부터 수입차 정비서비스를 해오던 진양모터스가 모태인 만큼 대전·충청권에서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김 사장을 신뢰하고 있다. 그들은 말한다. “지금도 김형기 사장의 도장기술은 따라올 자가 없다”고.

그가 운영하는 진양모터스에 수입차를 위한 특수장비는 기본이다. 알루미늄을 판금하고 용접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갖춘 곳은 지방에서는 유일하단다. 특히 아우디의 경우 1993년부터 100% 알루미늄 바디가 나와 일반차량과 같은 방법으로 판금하면 용접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정비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김 사장은 독일에서 직접 교육 받고 시험을 통해 아우디 알루미늄 자격증(ASF)를 습득했다.
이에 앞서 83년에는 대구 경산에 가서 금속 도장을 따고, 84년에는 자동차 기능 사시 자격증을 땄다.

제대로 된 도장을 위해서는 특수장비뿐 아니라 특수페인트로 필요하다. 김 사장은 미국의 듀폰, 네덜란드의 시켄스, 독일의 바스프는 물론 한국차를 위한 페인트까지 4개국의 특수페인트를 준비해 놓았으며 완벽한 도색을 위한 컬러차트까지 준비해 놓았다.
수입차의 경우 햇볕에 탈색되었거나 오래되면 컬러를 맞추기가 어렵지만 김 사장은 특수페인트와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완벽하게 도색작업을 마무리 한다.

게다가 자동차 정비시 수입차를 이동하는 세 대의 셀프로다 렉카차 역시 고객의 품격을 생각해 3년에 한 번씩 새 차로 바꾼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김형기 사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같은 김 사장의 노하우를 대학에서 가르치기 위해 지역대 관련학과 교수들은 종종 김 사장을 찾아와 노하우를 배워 가기도 한다.

김형기 사장은 10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 티제이모터스 원주지점과 청주 내덕동에 폴크스바겐 매장을 오픈하기로 한 것.
“강원도에서 대전까지 오시는 고객이 무척 많아요. 이제 그 분들께 보답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원주점을 내게 되었어요. 청주의 경우 앞으로 아우디나 폴크스바겐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전에서 그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티제이모터스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김 사장은 주위로부터 새로운 유혹을 받기도 한다. 가령, 대전에 상당히 큰 규모의 병원을 짓는데 함께 해보자는 내용이 담긴 제안서 같은 것이다. 허나 김 사장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지난 37년간 정직하고 내실있게 자동차를 정비해 온 것처럼 인생 역시 한 우물을 파겠다는 지론이다.

티제이모터스 사장으로써 아우디의 매력이 무엇인가 질문했다.
“1994년 겨울 어느날엔가 식장산에 가게 되었습니다. 눈이 덮인 산길을 가다 차가 미끄러졌어요. 그 전까지 계속 전륜 구동차를 타다 그 바로 전에 4륜 구동의 유럽산 대형차로 바꿨는데, 4륜 구동 승요차가 이런것이구나 하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4륜 구동에 매력을 느끼고 산 차가 바로 아우디 콰트로였습니다. 역시 잘 나가더군요.”

김 사장은 두바이에서 사막을 질주하는 그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아우디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신한다. 두바이 시승식에서 남들이 이틀간 관광하고 하루만 시승에 참가할 때, 김 사장은 이틀간 시승에 참가한다. 달리는 쾌감을 좀 더 오래 느끼고 싶어서란다. 비록 한국에서는 그 만큼의 속도를 낼 수는 없지만 사막을 또 눈 덮인 산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아우디는 마치 37년간 지칠줄 모르고 달려온 김형기 사장의 인생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 홍세희 기자 foru@sisaforu.com

(주)티제이모터스는 어떤 회사


“정직은 나의 재산” 몸소 실천

대전 유성구 원촌동에 위치한 1400평 규모의 (주)티제이모터스(대표 김형기)는 수입차(독일)인 아우디를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김형기 사장이 1994년 진양모터스로 자동차의 애프터서비스(AS)를 시작한 뒤 2003년 7월 세일즈 딜러십을 겸하면서 명실공히 중부권 최대의 수입차 매장과 정비공장을 갖추게 됐다. 원촌동에 있는 수입차 전시장에는 아우디 Q7을 비롯해 A8, A6, A4, TT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도 김형기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자 사훈인 ‘정직은 나의 재산’이란 문구는 티제이모터스는 물론 정비공장인 진양모터스 벽에 큼직하게 걸려있다.
김형기 사장은 “티제이모터스는 고객들과의 친밀한 관계유지가 가능하도록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 직원들과 함께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주)티제이모터스 : 유성구 원촌동 48-2  ☎042-863-8787
진양모터스 : 대덕구 문평동 82-1 ☎042-936-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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