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찾는 여행
마음을 찾는 여행
  • 임인숙
  • 승인 2007.03.25 0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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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마음을 잃어버리게 하는 상처는 절대 주지말자”고

충청뉴스(CCNNEWS) 임인숙 독자는 깨끗한 마음, 풍족한 마음, 감사한마음, 따뜻한 마음을 찾아 떠난 귀한 여행을 전했다
 
                                              마음을 찾는 여행
 
임임숙
충북 충주시 칠금동 부영 1차아파트 103동 1101호
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 61-5번지 한국도로공사 연풍영업소
043-832-4666

오늘 우리 영업소 <길사랑>에서 <베데스더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베데스더의 집은 2005년부터 해마다 찾아가는 곳인데 노인, 중증환자, 정신지체자등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고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생명의 줄을 이어 갈 수 없는 분들이
계신 곳으로 일흔이 다 되신 이옥기목사님 부부가 소명이 없이는 도저히 꾸려 나가실 수
없는 열악한 곳입니다.

 목사님도 폐암 3기시고, 사모님도 신체에 6곳이나 인공관절을 박은 불편한 몸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시는 자체가 기적입니다.

저희들은 작지만 정성껏 준비한 물질을 들고 한번씩 찾아가서 청소, 이불빨래, 간병, 위문등도와 드린다고는 합니다. 오늘은 목욕을 시켜드렸습니다.

소장님을 비롯한 남자 분들은 중증환자로 마른 장작개비 같은 요한아저씨를 씻겨드렸고,
저희는 마음을 잃어버린 현영씨를 씻겨드렸습니다.

현영씨를 씻기면서 참 많이 미안하고 안타까웠습니다.
현영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심한 왕따를 당해 마음을 다쳐 지금에 이르렀답니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살결도 희고, 매끄러운 그이가 부끄러움도 모르고 아니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생면부지의 우리에게 몸을 맡겨야하는 안타까움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 목욕 중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한편으론 다 큰 처녀를 여러명이 씻겨주는 자체가 그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건 아닐까? 우린 도우려 한 것들이 때론 받는 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까? 참 많이 미안하고 걱정스러웠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기저귀를 채워주고, 새 옷을 입혀주고 로션까지 발라주자 현영씨의 눈은 저희를 계속 따라다녔습니다.

저는 이제 도로공사에 근무한지 4개월 됐습니다.직장생활과 결혼생활 다 해보고, 상처도 주고받고,

개인적인 아픔과 필요에 의해 지명도 처음 들어본 연풍에 지난해 11월에 왔습니다.
도로공사의 슬로건 “행복을 이어주는 사람들 -길을 열어 사람과, 문화, 내일을 이어주는...”
이 참 마음에 와 닿았었는데 오늘 그걸 몸소 체험하게 됐습니다.

몸은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깨끗한 마음, 풍족한 마음, 감사한마음, 따뜻한 마음을 찾아 떠난 귀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다른 이의 마음을 잃어버리게 하는 상처는 절대 주지말자”고
다짐하고 바래봅니다.

오늘 제 주위의 사람들을 그냥 한번 씩  꽉 안아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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