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이덕희 기자
  • 승인 2005.10.15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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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현장>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세기를 넘어서도 끝나지 않은 사랑이야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가 오는 20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젊은 날 불같은 사랑에 가슴이 타버린 두 주인공에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10월 11일에는 무대시연이 진행됐다. 시연회가 시작되자 무대의 공기는 시공을 초월해 중세의 것으로 바뀐다. 배우들의 애절한 대사, 칼자루를 쥔 날렵한 손놀림은 무대를 휘어잡았다. 비록 무대세트와 의상은 갖춰지지 않았지만 대사와 동선은 이미 관객의 머릿속에 실제의 것처럼 그려졌다.
실제 공연에서 사용하게 되는 무대는 얼만큼인지, 그 중 어느 위치에 세트가 놓이는지 체크를 하고 배우들은 실제 세트가 있는 것처럼 연기에 몰입했다. 무대 위 동선과 조명 음향까지 최종상연을 가정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다.

남자주인공인 로미오가 가슴을 부여잡고 독백한다.

“사랑은 한숨 속에서 피어나는 연기, 분별력 있는 미치광이에요. 지금 여기 있는 것이 내가 아닙니다. 그 여자를 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어요.”

짝사랑하는 여인 ‘로잘라인’을 두고 로미오가 절규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큐피트의 화살은 파티장에서 만난 줄리엣의 가슴이 꽂히고, 원수간인 몬태규, 캐퓰렛 두 집안에 불행은 더욱 깊어간다.

한 눈에 서로에게 반한 로미오와 줄리엣. 운명의 장난인 듯 이들은 불같은 사랑에 빠지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한창 연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관객석 앞쪽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너무 앞으로 나왔어~ 청테잎이 막이야… 시선을 맞추고 나서 움직여야지!”

순간 중세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무대현장. 하루 12시간씩 한 달 이상 연습했지만 아직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무대리허설은 실제 공연 직전까지 세심하게 점검해도 모자르다.
연기에 몰입하던 로미오는 타이밍을 수정한 뒤 다시 다음 대사를 이어간다.

로미오 역할을 맡은 안성헌(33)씨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무대리허설을 하면서 세심하게 다듬어진다”고 말했다. 또 줄리엣 역을 맡은 유나영(31) 씨는 “원작에 충실하다보니 대사량이 많고 하루 12시간씩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어요”라고 애로점을 털어놓았다.

▲ 이종국 전국연극인협의회장
영주인 에스컬러스 역을 맡은 이종국(전국연극인협의회 회장) 씨는 “대전에서 연극 기획공연이 제작되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죠. 매년 한 편씩 이러한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작품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앞으로 셰익스피어의 불멸의 작품들을 자체 제작할 계획이며, 이번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관객들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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