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모 유원대 교수, 소통(疏通)으로부터 배우는 자세
서용모 유원대 교수, 소통(疏通)으로부터 배우는 자세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7.06.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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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을 얻을수 있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태도가 중요

최근 사회적으로 혹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언급이 자주 대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명제아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예견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요즘이다.

서용모 유원대 교양융합학부교수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심지어 미래학자들조차도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에서 산업의 패러다임과 그에 속한 비즈니스의 진행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환경과 시장 환경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현재의 잘나가는 직업군도 더 이상 신의 직장이 아니며 아직은 낯설고 생소한 이름의 직업군과 아이템을 언급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라고 한다.

심지어 미래에 대한 변화의 속도를 이제는 가늠할 수 없이 짧아져 장기적 미래예측을 조심히 제언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경영전략을 구축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시장에 진입하고 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더욱 가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생존하기가 어려운 시장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단순한 추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하고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통해 미래를 그나마 근접하게 추축하고 조심스레 언급하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이 처한 시장 환경의 다양한 요소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마케터를 비롯하여 전략을 고민하는 인재들은 시장에 대한 상황 인식을 바로 이해하고 노력하게 된다.

그만큼 기업은 시장에 다가가서 고객의 소리와 함께해야 한다. 즉, 시장의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의 고객과 자신의 시장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정의 내려야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정밀한 관찰(觀察)해야 한다. 여기서 관찰은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이다.

관(觀)은 보다의 뜻으로 시(視)보다 넓게 살펴본다는 것이고, 찰(察)은 관(觀)보다 자세히 보는 것을 뜻한다.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는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 원문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자왈, 시기소위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 인언수재). 맹자(孟子)도 공자가 언급한 人焉廋哉(인언수재)라는 말을 인용하여 이루(離婁) 상편에서 소통의 방법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孟子曰 存乎人者 莫良於眸子 眸子 不能掩其惡 胸中 正則眸子 瞭焉 胸中 不正則眸子 眊焉. 聽其言也 觀其眸子 人焉廋哉 (맹자 왈 존호인자 막량어모자 모자 부능엄기악 흉중 정칙모자 료언 흉중 부정칙모자 모언. 청기언야 관기모자 인언수재). 이는 사람을 관찰하는 데는 그 눈동자를 살펴보아야 한다. 눈동자는 악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밝고 맑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눈동자가 흐리고 어둡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 그 눈동자를 주의해서 살펴보면 그 자신이 어디에다 숨길 수 있겠는가? 이 말은 현재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업이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소비자들의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소비자의 접근방법에 대한 진정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시장에서 나타내는 행동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이렇게 소비자에 대한 관찰을 통해 비로소 시장에 진출한 제품이나 서비스들도 순식간에 외면을 받아 자취를 감추게 되거나 소비자들의 의식 속에 구매 목록으로 남아 있어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소비자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만 집착하는 경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들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이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즉,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변화함에 따라 기업이 추구해야할 마케팅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혹은 진화시켜야만 했다. 초기의 시장 환경에서는 제품을 기반으로 판매하는 수준에서 점차 소비자의 만족을 중요시하게 되고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적 진보의 혜택을 활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수용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꾸준한 관찰로부터 미래 시장을 유도해 나가려는 기업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기업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기 전에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즉, 이청득심(以聽得心)의 태도가 중요하다. 이러한 태도는 잘 들음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보여주는 관심이나 호의를 베푸는 기업에 지갑을 열게 마련이고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에 잘 들기 위해 많은 금전적 시간적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다. 기업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전에 시장에서의 요구(needs)나 욕구(wants)에 대해 잘 이해해야만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기업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傾聽)이라는 말에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은 그냥 들려오는 소리를 피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아니 좀 더 적극적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뜻이다.

이 말은 듣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경(傾)에서 볼 수 있듯이 들을 때(聽)의 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듣기위해서는 허리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청(傾聽)은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과정으로 소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노력하는 행동인 것이다. 이런 경청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무시되기 쉬운 경쟁력이다.

사람들이 가치를 잘 모르는 잠재력이다.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지름길은 적게 말하고 많이 듣는 것이다.

중국 진나라의 황보밀이 벼슬하지 않고 숨어사는 학덕이 높은 선비들에 대하여 쓴 고사전에 유래한 ‘귀를 씻고 공손하게 듣는다.’는 뜻을 가진 세이공청(洗耳恭聽)은 경청하는 습관이 성공적인 소통 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공자도 이처럼 듣는 방법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말하는 것은 2년 걸리지만 듣는 것을 배우는 데는 60년(이순, 耳順)이 걸렸다고 하고 있다.

자신만을 위한 세상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은 결국 자멸하는 것이다. 자사의 제품이 혹은 서비스가 우수하다고하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진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를 위해 흘린 땀방울은 결국 기업의 좋은 성과를 도출하게 된다.

우리도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통해 타인의 목소리를 들어주려는 마음가짐은 지속가능하고 동반상생이 가능한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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