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윤달은 일제강점기 유산?
올해 5월 윤달은 일제강점기 유산?
  • 허정 이상엽 선생
  • 승인 2017.06.2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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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법은 같다. 때문에 음력 달력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같았다. 다만 시차에 따른 부분만 달랐을 뿐이다.

허정 이상엽 선생

그런데 올해 음력은 매우 크게 다른 것이 있다. 우리나라는 5월 윤달인데, 중국은 6월 윤달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윤달이 1달씩이나 차이 나는 해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5월 윤달이 맞는 걸까, 6월 윤달이 맞는 걸까? 5월 윤달은 역법과 맞지 않고, 6월 윤달은 역법과 맞는다. 중국 6월 윤달은 맞고, 우리나라 5월 윤달은 틀린다.  

중국은 중국[동경 120도]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 달력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는 일본[동경 135도 울릉도 동쪽 350㎞지점]에서 출몰하는 해와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 달력을 만들고 윤달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토 중심부[동경 127도 30분]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모습을 근거로 음력을 만들었다면, 올해 윤달은 중국과 같이 6월이 된다.

일본[동경 135도]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을 만든 탓에 6월 윤달이 5월로 잘못 배치됐다는 얘기다.

올해 5월 윤달은 표준시간과는 맞는다. 그러나 시헌력법은 물론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역서>를 통해 발표한 역법과는 맞지 않는다.

음력 역법보다 약 30분이나 빠른 표준시간으로 음력을 만들어 6월에 배치해야할 윤달을 5월에 잘못 배치했다. 그러므로 올해 윤달은 6월이 되어야 한다.

천문연 <역서>에서 “음력에서의 한 달은 달의 위상변화를 기준한 삭망월로 결정한다.”라고 한 것과 <시헌서(時憲書)>에서 “달과 해가 12번 만나는 것이 1년이다(月與日會十二次一歲).”라고 한 것 등이 그 증거이다.

현행 역법을 관장하는 천문연이 스스로 공표한 역법마저 어기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현행 음력 조선시대보다 더 못한 달력

일찍이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역법과 맞지 않게 윤달을 앞당겨 배치한 오류투성이 음력은 사용되지 않았다.

조선 세종(世宗) 24년(서기 1442년)에는 서울[126도 59분], 서기 1908년부터는 우리나라 중심부[동경 127도 30분]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아래 <칠정산내편> 참조)

 

 

 

 우리나라가 처음 일본[동경 135도] 하늘에 출몰하는 해와 달의 위상변화를 근거로 음력을 만들어 쓴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일제는 우리 민족정기 말살정책 일한으로 1912년 1월 1일 일본[동경 135도] 시간으로 음력을 만들게 했다. 

해방 이후 1954년 3월 21일 우리시간[동경 127도 30분]을 되찾아 달력을 만들어 썼으나, 1961년 8월 9일 또다시 일제강점기와 같이 일본[동경 135도] 하늘에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 달력을 만들어 쓰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채택한 표준시간이지만, 일본 하늘에 뜨고 지는 해의 운동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음력은 일제강점기 유산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우리나라 음력 달력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는가? 

 1945년 8월 15일 일제 식민통치를 벗어났다. 그리고 전 세계는 세슘 원자시계와 태양시와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윤초를 도입해 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 국토 중심부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보다 약 30분이나 빠른(동경 135도) 표준시로 음력을 만들고 있다. 도대체 윤초는 왜 쓰는 것인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일제강점기 문화를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면, 진정 윤초를 배치해 쓰는 것이 태양의 운동과 오차를 보정하기 위한 것이라면 최소한 우리나라 태양시보다 30분이나 빠른 표준시간으로 음력 달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윤초까지 쓰는 시대라고 자부심을 갖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음력 달력은 조선시대 달력보다도 훨씬 더 못한 음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갈팡질팡 하지 말고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우리 역법으로 음력 달력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세종(世宗) 24년(서기 1442년) 편찬

 

日出入隨處各異諸曆不同內篇據漢陽日至之晷推求至差得每日日出入晝夜刻分定爲本國所用

 

“해가 뜨고 지는 것은 곳에 따라 각각 다르니 모든 달력이 같지 않다. <칠정산내편>은 서울[漢陽]에서 동짓날과 하짓날의 해 그림자를 근거로 하여 지차(至差)를 계산하고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밤과 낮의 각분을 얻어서 우리나라에서 쓰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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