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모 유원대 교수, "세상을 알아야 내가 산다"
서용모 유원대 교수, "세상을 알아야 내가 산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7.07.0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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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이슈는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파괴하고 새로운 산업으로의 도약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용모 유원대 교수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어제의 부(富)가 내일의 부가 더 이상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 세계를 호령하던 기업도 이제는 기억 속에서 잊혀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경쟁은 속도전을 넘어서 자신이 처해있는 모든 상황에서 다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었다.

어느 기업의 총수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뀌라고 외친 적이 있다. 그만큼 기존의 틀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이해할 수도 내일의 일을 꿈꿀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세상은 기업의 환경뿐 만아니라 교육의 패러다임에서도 그 위기감을 보이고 있다.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기초 교양분야의 학문은 실용주의 학문으로 교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인문학을 외치는 아이러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상이 변화해가면서 기업이든 자기 자신이든 여러 가지 상황을 둘러보고 그리고 심사숙고를 해도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단순히 주어진 자료만을 분석하고 통계를 내고 시장에 도전하는 무모한 행동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그 예전에 전쟁에 나갈 때에도 많은 고민을 해야 위태롭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위태롭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변수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한다.

손무(孫武)가 지은 손자병법(孫子兵法) 시계편(始計篇)에서 다섯 가지 분석해야할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다. 經之以五事, 校之以七計, 而索其情, 一曰道, 二曰天, 三曰地, 四曰將, 五曰法(경지이오사 교지이칠계, 이색기정, 일왈도, 이왈천, 삼왈지, 사왈장, 오왈법). 이는 다섯 가지 항목을 근거로 계책을 통해 비교하여 적과 나의 실정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도(道) 즉, 국가의 통치이념 혹은 지도자의 리더십이요, 두 번째가 하늘의 이치요, 세 번째가 땅의 지리적 형세를 잘 알아야하며, 네 번째는 리더의 능력, 마지막으로 그 조직과 경쟁자가 속한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분석도구에도 불구하고 이를 너무 자신의 조직에 유리하게 혹은 자기에게 감언이설 하는 조직에게만 귀를 열어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중국 한 왕조시대에 왕망의 제위 찬탈로 초야로 몸을 숨긴 선비무리들이 당인(黨人), 황제의 외척 그리고 환관들이 각자의 세력을 형성하여 정권을 차지하려고 시비(是非)를 떠나 자기편만의 무조건적 수용과 반대세력의 숙청이라는 당동벌이(黨同伐異)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는 우리의 사고의 편협에서 벗어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시사 하는 내용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의 내부적 혹은 외부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大學)에서 이야기하듯이 좋아하면서도 그의 악을 알아야하며, 미워하면서도 그의 선을 알아야 한다(好而知基惡, 惡而知基美)고 말하고 있다.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들과의 맹목적인 접근이 아니고 경쟁자라고 무조건적 배척이 아니라 이들을 균형 있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도(道)를 터득한 군주는 밖으로는 이웃하는 상대에 원한을 맺지 않고, 안으로는 백성들과 덕과 은혜를 펼친다. 밖으로는 이웃과 원한을 짓지 않는 것은 제후의 덕목이다(有道之君 外無怨讐於隣敵, 而內有德澤於人民)라고 말하는 한비자(韓非子)의 뜻과 같이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조직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서는 자신의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펼쳐야하는데 이를 적기에 그리고 적시에 활용을 통해 위태로움에서 벗어난 분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장군은 전쟁을 하는 상황에서 다른 정보원이나 기척만을 이용하여 전쟁을 준비하지 않았다.

난중일기에 보면 문견이정(聞見而定)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말은 내가 직접 해안지방을 둘러보고 난 뒤에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실천의지이며 현장 중심의 철학적 신념이었다.

이러한 리더의 강력한 실천의지는 현세의 귀동냥이나 예전의 자료들만으로 혹세(惑世)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하루가 달리 변하는 세상의 환경 속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에 대해 경고하는 선인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수없이 들어왔던 백문불여이견(百聞不如一見)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백문불여일견은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의 뜻으로 여러 번 말로 듣는 것은 실제로 한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한서(漢書) 조충국전(趙充國傳)에서 유래한 것이다. 즉 夫耳聞不如目見之(부이문지불여목견지), 目見之不如足踐之(목견지불여촉천지), 足踐之不如手辨之(족천지불여수변지), 人始入官(인시입관), 如入晦室(여입회실), 久而愈明(구이유명), 明乃治(명내치), 治乃行(치내행)이다.

이 말은 무릇 귀로 듣는 것은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 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 보는 것은 손으로 직접 판별해보는 것만 못하다.

사람이 처음 관직에 나서는 것은 마치 어두운 밤에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한참이 지나야 밝아진다.

밝아지면 다스리고, 다스리면 행해진다. 이순신 장군도 이와 같은 선인들의 말을 가슴에 세기고 실천을 했기에 그 어려운 전장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업이나 어느 조직들도 마찬가지이다.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위해서는 탁상공론보다는 내가 직접 듣고. 보고, 만지고 해서 익히는 실천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발로 뛰고 내가 만든 자료야 말로 가장 정확하고 최신의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나 현장의 상황은 어제의 사건이 아니라 내일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한 조직의 거시적 그리고 미시적 환경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나와 경쟁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신의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자신만의 성공요인을 도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손자의 5가지 관찰기법은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리가 현세에도 적용이 가능한 논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도 그리고 그 예전에도 자신의 무모한 행동을 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고 해안을 돌아보듯 그리고 안과 밖의 균형 있는 태도로 신중한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 하기를 권(勸)하고 있다.

결국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생존에 대한 조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방식의 안주는 결국 성공에 안주하고 시장의 변화에 맞추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상황을 조성하게 되었다.

환경의 변화가 주는 위기의식을 부정하고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는 태도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소홀하게 되면서 결국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조직이나 개인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불변의 진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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