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난 충남이 지역구다"
이완구, "난 충남이 지역구다"
  • 김거수 기자
  • 승인 2007.12.20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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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16개 시군 중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충청도 신(新)맹주를 자임하며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나섰지만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홍성.예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 참패하면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흘러나오는 등 해석이 극과 극이어서 주목된다. 

▲ 이완구 충남도지사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는 대전과 충북에서는 완승하다시피했지만 충남지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당선자는 충남지역 대선 개표 결과 34.3%로 1위를 차지했으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33.2%)와 1.1% 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충남 10개 선거구 가운데 천안시 갑,을(40.49%), 아산시(37.75%), 서산.태안(38.36%,35.06%), 당진군(38.22%),  논산·금산·계룡(35.13%) 등 6개 선거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충남 16개 시군에서는 8개 시군에서 승리했다.

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뒤늦게 대선 출마에 나섰지만 충남에서는 상당히 선전했다. 이 후보는 충남 10개 선거구 중 공주·연기(39.51%, 36.57%), 보령·서천(38.26%, 32.16%), 홍성·예산(46.02%, 66.94%), 부여·청양(34.62%, 46.53%) 등 4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군으로 따지면 8개 시군에서 승리해 이 당선자와 반반씩을 나눈 셈이다.

이번 대선의 충남지역 표심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국중당 김낙성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당진에서는 지난 11월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용기(전 충남도당 사무처장)위원장이 신인 당원협위원장이지만 도당 사무처장 재임시 치른 풍부한 선거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을 쏟아내며 계룡.천안.서산에 이어 4번째로 득표가 많아 데뷔전을 멋지게 장식했다 .

한나라당에 최근 입당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고향이자 지원 사격까지 나섰고, 김학원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부여.청양에서도 예상을 뒤엎고 이 당선자가 이회창 후보에게 완패해 지역구 민심 이반은 물론 김 최고의원의 차기 총선에 적신호가 울린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검은 재앙이 휩쓴 서산.태안지역은 대통합민주신당 재선 출신의 문석호 의원이 버티고 있었지만 차기 정부의 원유 유출 피해 지원 등을 겨냥해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던 이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됐다.

보령.서천지역은 국중당 류근찬 국회의원이 이회창 후보 대변인을 맡아 지역을 여러차례 유세 방문하는 등 '창' 효과를 득표율로 이어 갔고,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김태흠(전 충남정무부지사)위원장은 임명된 후 치른 첫선거에서  패배해 그간의 노력이 안타깝게도 빛을 잃었다.

특히 이같은 성적을 놓고 충청지역 정가에서는 이완구 충남지사가 대선기간 중간에 충청권 신맹주까지 자임하며 창(昌)-심(沈) 바람 차단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지사는 이회창 후보와 연고가 있는 충남 예산은 차치하고도 자신이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홍성에서까지 무참히 패하면서 말로만 맹주가 아니였냐는 비판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완구 지사의 해석은 달랐다. 이 지사는 20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홍성.예산은 내 지역구가 아니다. 충남도가 내 지역구"라며 자신이 충남도지사임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어 "홍성.예산지역과 충청지역 일부는 대선에 두번이나 출마했던 이회창 후보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지역이고 충남도지사를 3번이나 역임한 심대평 대표의 텃밭이기도 하다"라며 "충남에서 MB가 1.1% 포인트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꺾고 승리한 것은 자신의 보이지않는 힘(?)이 작용해 선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가 17대 대통령 당선으로 대선은 마무리됐으나 110일 앞으로 다가온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이번 대선 득표율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충청 지역 정가는 한나라당의 공천과 오는 1월로 창당 일정을 잡은 '창-심' 연대의 보수신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패배에 따른 정계 재편 등으로 다시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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