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영삼·김종필, 3김 화해하나
김대중·김영삼·김종필, 3김 화해하나
  • 편집국
  • 승인 2005.11.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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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소원하던 DJ에게 병문안 전화 · 직접 문병도 검토, JP는 심대평 지사와 골프회동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동안 별다른 접촉이 없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안부를 묻는 병문안 전화를 하고, 장기 칩거 중이었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국민중심당을 추진 중인 심대평 충남지사 등과 골프회동을 가지면서 새삼스레 3김의 정치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우리 정치현대사를 이끌어 온 이른바 3김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하지만 영욕(榮辱)의 세월이었던 3김시대의 종언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세 사람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과 그 시기에 집중돼 온 게 사실.

3김시대 종언에도 불구 세 사람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에 관심

이와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수시로 만남을 가져왔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소원한 관계를 맺어 왔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김종필 전 총재가 삼성으로부터 불법채권 15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정치자금 수수사건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던 당시 JP 부부를 호텔로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위로를 했고, 그 답례로 JP는 지난해 연말 개신교의 유력인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 YS를 초청하는 등 두 사람은 정치적 앙금을 털어냈다는 게 중론.

그런데 지난 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을 물었고, DJ는 “좋지는 않지만 괜찮다”고 화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YS와 DJ의 화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날 전화통화에서는 또 DJ와 YS가 서로 부인 손명순 여사와 이희호 여사의 안부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김이 그동안의 소원했던 관계를 접고 정치적 화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도 낳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직후 열린 청와대 오찬, 2002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장 그리고 올해 2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행사장에서 잠시 만났을 뿐 사실상 지난 5년여 동안 별다른 회동은 없었다.

따라서 지난 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 성사된 양 김씨의 전화 접촉은 사실상 두 사람만의 만남이라는 의미가 있고, 실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 진영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병문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불법도청 사건 불똥 튀면서 동병상련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감지

한편 JP는 YS가 DJ에게 병문안 전화를 했던 같은 날 심대평 충남지사를 비롯한 국민중심당 인사들과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에 앞서 김 전 총재는 이들과 식사도 함께 하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정치권 변화 가능성과 맞물려 JP의 행보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대평 지사측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민중심당의 발기인 전진대회에 JP가 직접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JP는 즉답을 회피한 채 오는 10일 1주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뒤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특히 JP를 중심으로는 최근 가칭 '어제와 내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이 추진되다 정치적 오해를 받으면서 일정이 차질을 빚고는 있지만 지난 1990년 3당합당 이전 JP의 신민주공화당 사무처 인사들이 주축이 된 오상회(五常會) 회원들을 중심으로 김종필 전 총재의 추대 움직임도 일고 있다.

우리 정치 현대사를 상징하는 3김. 사실상 거슬러 올라가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국민중심당의 전신이기도 한 3김이다.

당장 8일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당 내부에서 본격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비춰 DJ의 언급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헤쳐모여식 새판짜기가 일고 있는 현 시점에서 3김의 정치적 힘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3김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과 함께 주목되는 부분이다.


CBS정치부 박종률 기자 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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