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세의원, 총선 불출마
천영세의원, 총선 불출마
  • 김거수 기자
  • 승인 2008.02.23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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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혁신과 재창당의 밑거름이 되겠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회의원이 민주노동당 혁신과 재창당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이번 4,9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전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남겼다.

▲ 천영세의원

원문은 다음과 같다.

존경하는 대전시민, 대덕구 주민 여러분,

오늘 민주노동당은 비상대책위원들을 선임하고 혁신과 재창당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총선이 불과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각오와 결심입니다.

단시일에 당을 새롭게 거듭나게 하고, 총선 승리의 초석을 놓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저에게 맡겨지니 생각이 많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이 어깨를 누르는 것 같습니다.

대덕 법동에서 태어나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오기까지 40여년 세월이 걸렸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일할 생각을 했을 때 한편으로 벅차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부족함에 새로운 각오를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민주노동당의 분당, 분열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과 지역 주민 여러분들을 실망시켜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희망을 일구겠다고, 미래를 여는 진보정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대표로 있는 당이 이런 모습이라 면목이 없습니다.

민주노동당 창당의 벅찬 가슴으로 굳게 손잡고 국민들께 희망을 이야기하던 일이 어제 일 같은데, 오늘은 분당과 분열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참담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며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만든 민주노동당인데...

척박한 이 땅에 합법적 진보정당 하나 만들겠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루고 얻은 성과인데 허망하게 쇠락의 길로 가게 내버려 두어야 하겠는가 깊이 생각했습니다.

서민정당 민주노동당은 결코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시 진보세력의 희망, 진보정치의 대표 주자로 반석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고향인 대덕구 지역주민들의 호응도 적극적이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지역구 당선이 고향인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까지 그런 미련에 직무대행직과 비대위원장직에 대해 심각히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말씀드립니다.
제가 속한 당이 분당, 분열의 상황인데, 지역구에 소홀하지 않고 열중할 수 있겠는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당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또 진보진영 분열을 이대로 그냥 둔다면 그 후과는 10년을 가지 않겠는가 고심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들과 함께 과감하게 혁신하고 전면적인 재창당에 나서도록, 그래서 총선을 통해 재도약하도록 제가 밑거름이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지역 주민들의 얼굴이며 주름진 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가슴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 지역에도 노동자가 의지할 수 있는 국회의원 한명 만들자고 결의하고 도움주신 조합원들의 목소리도 귀가에 쟁쟁 울려옵니다.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그러나 다시 뛰겠습니다.
정통성 있는 진보의 발자국,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들고 전국 방방곳곳을 다시 뛰겠습니다.

저의 각오와 결심이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거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지역구 출마의 뜻은 접지만 이후 고향 대덕의 발전을 위해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애정 어린 비판에 감사드립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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