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봐야할 곳도 만나야할 사람도 많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이 남모르게 고향 밀양에 내려와 과수원을 돌보는 현장이 본지 취재진에 포착됐다.
퇴임 후 지인들이 놀러오면 과실을 맛보게 할 요량으로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밭과 야산에 과수원을 조성해 농촌사랑운동을 몸소 실천하고있는 정 회장을 지난 7월 9일 만났다.
1사1촌 결연사업으로 어려운 농촌 살려야
휴일이면 푹 쉬고 싶을 법도 하나 정대근 회장이 이처럼 자주 고향을 찾는 특별한 이유는 뭘까?
뜻밖에도 정 회장을 반갑게 맞은 것은 수줍게 열매 맺은 단감나무와 한창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는 매실, 복숭아였다.
오래 전부터 퇴임 후에는 고향에 내려와 조부 때부터 지은 과수농사를 이어받아야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농촌사랑운동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1사1촌 자매결연사업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해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촌사랑운동을 통해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31세 삼랑진농협조합장 때부터 모범운영 인정받아
서른 한 살에 삼랑진농협 조합장을 맡아 농민들이 애지중지 생산한 농산물을 한 푼이라도 더 나은 값으로 팔아주기 위해 전국의 농산물 공판장을 뛰어다녔던 일도 아스라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농협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삼랑진농협을 경남에서 최고농협으로 발전시켜 그때부터 인정받게 돼 오늘의 농협수장에 이르게 돼 농협의 거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사랑운동 회원 130만명 돌파
지난해 6월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 발대식’이후 1년여 만에 4,300여 쌍의 자매결연이 이뤄졌고, 올해 1만쌍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월부터 모집에 들어간 농촌사랑운동의 회원수도 100일 만에 1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의 호응이 뜨겁게 일고 있다.
“농촌사랑운동을 통해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고 싶다.
1사1촌 자매마을과 업체간에 교류가 지속적으로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정 회장은 말했다.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이 걸어온 길
194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75년부터 1998년까지 8선의 삼랑진농협 조합장을 역임했다. 지난 1998년 중앙회 상임감사를 거쳐 1999년 3월 농협 역사상 조합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됐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경제학 석사) 정 회장은 지난해 부경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사 및 세계농업생산자연맹(IFAP)농협위원회 위원장이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1983년 새마을훈장협동장 및 2002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올 7월1일에는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 윤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