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사(橫死)는 운명[命]이 아니다
횡사(橫死)는 운명[命]이 아니다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2.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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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부귀를 누리고, 어떤 사람은 불에 타 죽기도 한다. 어떤 삶이든 어떤 죽음이든 간에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박복한 운명을 탓한다. 이런 저런 삶과 죽음 모두 운명일까?

비명횡사는 천명[운명]이 아니라는 옛 성현들의 말씀과 인류의 역사를 고려하면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갑자기 맞는 죽음은 천명(운명)에 속하지 않는다. 물에 빠져 죽고 교통사고 등의 사건 사고 등으로 맞는 죽음은 운명[천명]을 알지 못한 탓에 맞는 죽음이라는 얘기다.

허정 이상엽

이런 사실은 지혜가 총명한 사람도 빈천하게 단명했고, 어리석고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도 부귀를 누린 인류 역사는 물론, 맹자(孟子)의 천명[命]에 대한 말씀, 그리고 정명(正命)과 비명(非命)에 대한 정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맹자(孟子)는 진심장(盡心章)에서 “천명[命]이 아닌 것이 없으니 그 바른 것을 순순히 받는다.”라고 했다. 여기서 천명[命]이란 인간의 부귀빈천과 길흉화복은 물론 장수와 단명 또한 하늘로부터 부여 받고 출생한다는 말이다.

아마도 지혜와 노력으로 부귀를 얻고, 또 장수도 한다면 아마도 빈천하고 단명하게 생을 마감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또 맹자는 “이렇기 때문에 천명[命]을 아는 사람은 무너지려고 하는 담장아래 서있지 않는다(是故, 知命者, 不立乎巖墻之下).”라고 했다. 이는 천명을 아는 사람은 위험을 미리 알고 대비해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맹자께서는 “그 도(道)를 다하고 죽는 사람은 바른 명[正命]이다. 질곡(桎梏)으로 죽는 사람은 바른 명[正命]이 아니다(盡其道而死者, 正命也。桎梏死者非正命也).”라고 천명[운명]과 운명이 아닌 죽음을 명확히 구분했다.

정명(正命) 즉 천명으로 맞는 죽음과 천명이 아닌 비명(非命)으로 맞는 죽음을 명확히 구분해 비명횡사는 천명[운명]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정의 했다는 얘기다.

부귀는 인류의 꿈, 지혜와 노력으로 부귀를 얻는다고?

그러니까 정명(正命)이란 하늘이 그 사람에게 부여해준 천명 즉 운명이고, 비명(非命)이란 그 사람이 스스로 취한 죽음 즉 운명을 알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주어진 수(壽)도 채우지 못하고 맞는 죽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불에 타 죽거나, 교통사고 또는 무너지는 돌담에 깔려죽는 죽음을 천명[운명]으로 치부하는 것은 운명과 비명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오장육부가 노쇠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 ‘질병’ ‘전쟁’ ‘형벌’ 등으로 갑자기 맞는 죽음은 운명[命]이 아니다. 이런 사실은 애공(哀公)의 질문과 공자님의 답변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애공(哀公)의 장수(長壽)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공자(孔子)님께서는 “사람에게는 세 종류의 죽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운명이 아니며 자신이 스스로 취한 것이다. 질병으로 그가 죽는 것· 형벌로 그가 죽는 것· 전쟁에 나가서 그가 죽는 것· 이 세 가지 유형의 죽음은 천명이 아니며 그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취한 것이 된다(孔子對曰, 然人有三死, 而非其命也, 己自取也. 疾共殺之…刑共殺之… 兵共殺之, 此三者死非命也, 人自取之).󰡓라고 하신 답변이 그 증거이다.

운명과 체질을 알고 또 시대의 사명과 변화, 그리고 자신이 부여받은 천명에 순응하면 최소한 각종 사건 사고는 물론 죄를 짓고 형벌로 죽임을 당하는 비명횡사 하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비명횡사(非命橫死)하지 않고 와석종명(臥席終命)에 이르는 것을 지혜로 여겼다. “작은 부자는 부지런하면 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했다. 어쨌든 예나 지금이나 부귀를 누리고 장수한 사람보다는 가난하고 단명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누가 가난과 단명을 원하고, 누가 부귀와 장수를 싫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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