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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간 그만 써야!!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2.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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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가에 봄풀은 꿈도 미처 깨지 못했는데, 뜰 앞에 있는 오동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전한다(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文)에 나오는 이 문구는 요즘도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교훈으로 곧잘 인용된다.

허정 이상엽

그렇다 시간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간다. 그런데 그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다. 온 세상을 바꾸어 놓고 흘러간다. 다만 변화에 지속(遲速)의 차이를 둘 뿐이다.

무심히 흘러 기다리지 않는 게 시간이라지만, 삼라만상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인간의 쇠로병사(衰老病死)도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천체의 운행과 정확히 맞는 시간을 쓰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 뜨고 지는 태양시를 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우리 조상들은 조선 초기에 들어 서울 하늘에 뜨고 지는 해와 달, 그리고 별의 모습을 근거로 시간을 계산해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중국 시간에서 벗어나 진정한 우리 시간을 사용한 시기가 바로 조선 초기이다.

“서울[漢陽]에 동지[日至]의 해 그림자[晷]를 계산해 지차(至差)를 구하고 매일 해의 출입을 얻고 주야의 각분(刻分)을 정하여 우리나라에서 쓰기로 하였다(漢陽日至之晷推求至差得每日日出入晝夜刻分定爲本國所用).”라고 한 <칠정산내편>의 내용이 그 증거이다.

그 누구도 시간은 거스르지 못하고, 얻고 잃는 것[得失] 역시 시간[時]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경복궁에 뜨고 치는 해와 달의 모습을 계산해 달력을 만들어 사용한 것은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이 분명하다.

독립 못한 우리 시간!!

그러나 이런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과 지혜는 우리 시간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일본 시간 일본 달력만 있을 뿐이다. 현행 표준시간[동경 135도]은 일제 강점기 이전에 사용된바 없고, 또 우리나라의 독립된 역법이 없었던 시대에는 중국의 표준시를 썼으며, 우리 역법이 완성된 조선 초기부터는 서울[漢陽]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 그리고 별의 운동을 근거로 시간을 계산해 달력을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일제가 강제로 일본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모습을 근거로 시간을 계산해 사용하게 한 것이 바로 현재 우리나라의 표준시간인 동경 135도라는 뜻이다.

역사적인 사실은 물론 해와 달의 운동을 근거로 삼는 역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본 국토 중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동경 135도를 우리 표준자오선으로 지정해 놓고, 우리 정부에서 정한 표준자오선인 만큼 현행 시간은 우리시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궤변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일본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근거로 계산한 시간이 어찌 우리시간일 수 있겠는가?

“음력에서 한 달은 달의 위상 변화를 기준한 삭망월로 결정한다.”라고 한 한국천문연구원 편찬 <2018 역서>의 내용을 근거로 보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과 음력, 그리고 24기절력 등은 일본 시간 일본 달력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항거하여 일으킨 민족해방 운동인 기미(己未) 만세운동이 99주년째가 된다. 그런데 아직도 일본에서 뜨고 지는 해와 달의 운동을 근거로 시간을 계산해 사용하고 있다는 건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경 135도는 울릉도 동쪽 350㎞ 지점(동해중부)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자오선이 되고, 또 전 세계는 평균태양시와 원자시와의 오차를 조정하기 위해 윤초를 도입 사용하는 현실,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고종황제께서 이미 동경 127도 30분을 표준자오선으로 채택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동경 127도 30분을 우리 표준시간으로 채택해야 한다.

조선시대보다도 더 못한 시간을 쓰고 또 태양시보다 30분이나 늦은 시간을 표준시로 쓰면서 왜 윤초를 배치하는가? 3.1 만세운동[己未]이 100주년이 되기 전에 역법과 윤초를 쓰는 의미가 반영된 표준시간이 채택되기를 기대해본다.

허정 이상엽  leesunj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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