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어떻게 만들어질까?
24절기, 어떻게 만들어질까?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7.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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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달력[역법]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해와 달[日月] 그리고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의 운행은 왕조의 흥망성쇠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왕조가 바뀔 때마다 백성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방편으로, 개력(改曆)을 단행했다. 역법 반포는 그 시대의 주체성은 물론 독립성과도 직결된다고 봤다.

이상엽 선생

그러나 고려 말까지는 중국 달력을 가져다 그대로 사용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천문현상과 정확히 맞지 않았다. 이를 확인한 조선은 세종 24년에 서울[漢陽]을 기준으로 해[日晷], 달(月),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五星], 28수[宿]의 운행 등을 관찰해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을 편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력을 만들었다. 이후 1653년(효종 4년)에는 시헌력법을 도입했고, 고종 32년에는 그레고리력(양력)을 도입했다. 이때부터 시헌력법으로 만든 음력과 24절기[24기절력(歲曆)], 그리고 그레고리력(양력)을 함께 사용했다.  
 
이런 사실은 “윤달에 대한 결정방법은, 중국 고서인 회남자와 청사고 시헌력지에 제시되어 있는 것을 따른다.” 라고 명시한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편찬 <만세력>, 그리고 “현재 우리가 달력에 사용하고 있는 치윤법은 ≪청사고(淸史稿)≫ 시헌력지(時憲曆志)의 강희·갑자원법(康熙甲子元法)을 따른 것이다.”라고 한

 천문연 천문우주정보센터 워크샵 <현행 역법(曆法)의 제(諸)문제> 42쪽 『절기(節氣)와 치윤(置閏)』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천문연은 24절기와 음력을 합쳐 태음태양력으로 명명하고, <2017 역서>와 <2018 역서>에서는 “태음태양력은 달의 운행과 태양의 운행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이다.”라고, 음력과 24절기[24기절력]를 시헌력법으로 만들었다고 했던 기존의 주장을 부정했다.   
천문연은 왜 공포된 사실도 없고, 실체도 없는 태음태양력 역법으로 음력을 만들었다고 했을까. 천문연의 오락가락하는 주장을 고려하면,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이 오류를 전제로 명명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그 오류를 감추기 위해 술수를 부린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니까 <2016 역서>까지는 “음력에서는…(중략)…24기(또는 24절기)를 도입하였다.…(중략)…음력은…(중략)…태음태양력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정의했으나, 음력은 짧고 24절기는 길어 음력에서는 24절기를 도입 배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오류를 감추기 위해 <2018 역서>에서 “태음태양력은 달의 운행과 태양의 운행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이다.”라고 실체 없는 역법으로 24절기와 음력을 만들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현행 설날, 추석, 단오, 칠석, 세차(歲次), 월건(月建), 삼복(三伏: 초복, 중복, 말복), 한식(寒食), 토왕용사(土旺用事), 24기절, 합삭(合朔),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 등이 시헌력법이 아닌, 태음태양력 역법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면, 천문연은 태음태양력 역법과 시헌력법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설명해야 된다. 

이를 밝히지 못한다면 천문연 스스로 우리 국민 전체를 기만했다고 자인하는 것이 된다. 시헌력법으로 현행 음력을 만들었다고 한 <만세력>의 내용이 맞는다면 <2018 역서>에서 태음태양력 역법으로 음력을 만들었다고 한 주장 등은 오류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문연은 <만세력>과 <2018 역서>의 내용이 서로 상반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시헌력법으로 만든 음력을 태음태양력 역법으로 만들었다고 적시한 <2018 역서>를 국민에게 판매하는 것이 시중 잡배들의 양두구육(羊頭狗肉) 행위와 무엇이 다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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