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양산하는 사주팔자?
피해 양산하는 사주팔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9.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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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함을 원망하는 사람은 때[時]를 알지 못하는 것이며, 요절을 원망하는 사람은 운명[命]을 알지 못하는 것이 된다.” 열자(列子)의 이 말은 자신이 부여 받은 운명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 교훈으로 전래된다.

때[時]를 모르는 사람은 보리심을 때 벼 심고, 나아갈 때 물러서고, 물러설 때 나아가 실패를 반복하는 반면, 때를 아는 사람은 너무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그 때에 맞는 일을 하여 시대를 주도한다. 

그리고 타고난 수명을 아는 사람은 죽음이 닥쳐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 부여 받은 운명을 즐기지만, 그를 모르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고 처지를 비관하다가 주어진 수명도 다 살지 못하고 황천길을 떠난다.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하면, 복사해서 다시 살고 싶은 삶,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삶은 점점 멀어지고, 기억하기 싫은 삶, 청산하고 싶은 삶만 이어진다. 때문에 천명을 예측하기 위한 노력은 여러 형태로 발전해 왔고, 현재도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그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로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사주팔자도 그 중에 하나인 건 분명하다.
 
사주팔자는 모든 변화는 시간에 의해 성립된다는 전제로 해석한다. 그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에 부여된 기운과 천체의 자전과 공전에 따라 생산되어 순환하는 기운을 비교 분석해 그 사람에게 닥쳐올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대자연기수학이 된다.

따라서 그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는 사주팔자가 되고, 그 연월일시를 정하는 역법은 사주팔자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날짜를 정하는 역법이 곧 사주팔자 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음력이 아닌 절기(節氣)로 년과 월을 정하는 사주팔자의 새해는 반드시 동지를 기준으로 정해야 된다. 동지가 역원(曆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동지(冬至) 전 45일은 올해[今年], 동지 후 45일은 내년[明年]이 되며, 자시[子時:00 시점] 전 4각[현 60분]은 오늘[今日]이 되고, 자시[子時] 후 4각[현 60분]은 내일[明日]이 된다.”라고 1년의 시작을 1일의 시작에 비교 설명한 주자(朱子)의 말씀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1년 24절기와 1일 24시간은 각각 15도가 된다. 그래서 동지점과 00 시점은 같은 도수인 사실이 부정되지 않고, 또 성현의 반열에 오른 주자(朱子)의 말씀이 부정되지 않는 한, 사주팔자의 새해[年柱]는 동지를 기준으로 정해야 된다. 

그러나 대다수 역리학자들은 역법과 어긋나는 잘못된 기준으로 새해를 정한다. 동지로 정해야할 사주팔자의 연주를 입춘으로 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면 올해 개띠[戊戌]는 2017년 양력 12월 22일 동지에서 시작되는데, 2018년 양력 2월 4일 입춘부터 개띠[戊戌]로 사주팔자 연주를 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얘기다.

“입춘이면 어떻고 동지면 어떠냐. 점괘만 잘 맞으면 되지”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내고 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시급히 광정(匡正)되어야 할 사인이 분명하다.  

실제로 동지와 입춘 사이에 출생한 우리 국민 약 600만 명은 자신의 출생 띠도 올바로 알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좋은 팔자를 가진 자녀를 얻기 위해 신생아의 출생 연월일시를 택일해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경우 자연분만보다도 더 나쁜 사주팔자를 가진 자녀를 얻은 사람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길함을 얻고 흉함을 피하기 위해 믿었던 사주팔자가 불행만 초래한 것이 된다.

입춘을 기준으로 새해를 정한 시대에는 입춘점과 같은 도수가 되는 인시[03시]로 날짜의 시작을 정했다. 역리학계와 같이 년은 입춘점, 일은 동지점과 같은 도수가 되는 00 시점으로 정한 시대는 없었다. 년과 일이 어찌 약 45도나 떨어진 곳에서 제각각 시작된다는 말인가?

역리학당 오원재 허정 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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