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LH이스트시티 아파트의 행정동이 신인동으로 결정된 가운데 황인호 청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유구무언’ 해야 하는 죄인이 된 모양새다.
황 청장은 20일 밤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과 함께 집행부에서 어떻게 할 방안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그는 2년 전 집행부가 행정동 결정을 매듭짓지 못한 것이 주민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황 청장은 “2년 전 LH가 이스트시티의 행정동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마무리 했으면 주민들이 이렇게 까지 갈등을 빚지 않았다”며 “행정동 결정이 늦어진 바람에 행정이 타이밍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동구에서 신축아파트가 생기면 특정동을 원한다는 입주자들의 민원이 이어질까 걱정이 된다”면서 “이러한 민원 때문에 행정에 마비가 온다.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 청장은 “행정동 문제로 주민 간 소모전을 만들고 늑장 행정으로 많은 시련을 안겨드려 가슴이 아프다. 현 청장으로서 송구할 뿐”이라며 “향후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스트시티 입주예정자들은 행정동을 대동으로, 신인동 주민들은 신인동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지난 19일 해당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는 1블록은 대동, 2블록은 신인동으로 하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동구의회는 20일 제237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전시 동구 동의 명칭 및 관할구역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찬성 4표, 반대 6표, 기권 1표로 수정안은 부결되고 황 청장이 제출한 원안(신인동)대로 가결됐다.
이 소식에 이스트시티 입주예정자들은 행정소송을 선언하는 등 거센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 황 청장이 어떠한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