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은 봄의 시작일까 한 해의 시작일까?
입춘은 봄의 시작일까 한 해의 시작일까?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12.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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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날을 입춘(立春)이라고 한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의미도 담겨있지만, 새해가 시작된다는 용어는 아니다. 그런데 “입춘(立春)부터 새해다. 입춘이 돼야 띠가 바뀐다. 사주, 풍수지리학 새해는 입춘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입춘이 진정한 새해가 된다.”라는 근거 없는 주장은 진리로 전래된다. 

허정 이상엽

2019 기해(己亥)년 돼지띠는 입춘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이런 말들은 얼마나 믿어야할까. 입춘은 과연 봄의 시작일까, 한 해의 시작일까? 그동안 약 1000여 년 동안 입춘을 기준으로 사주, 풍수지리학 새해를 정해왔지만, 입춘이라는 용어에 한 해의 시작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입춘부터 한 해가 시작된다고 하는 주장은 무시해도 된다.

입춘 기준은 음양오행의 순환법칙과도 맞지 않고, 천문역법과도 맞지 않고 틀리며, 또 달력을 만드는 역법은 고사하고 그 어떤 천문학적인 근거를 제시한 사주, 풍수지리학 서적은 단 한권도 없고, “입춘으로 새해[年柱]를 정해야 된다.”라고 강조한 서적만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입춘을 기준으로 년(年)을 정하고 00 시점[정자시]으로 일(日)을 정하는 사주, 풍수지리학 새해[年柱] 기준은 견강부회(牽强附會)의 극치에서 비롯된 중대한 오류로 믿을 것이 못된다.
1년의 양기는 동지(冬至)에서 생하고 1일의 양기는 00 시점[정자시]에서 생하며, 동지점은 00 시점[정자시]과 같은 도수가 되고 입춘점은 03시점[인시점]과 같은 도수가 되며, 입춘은 봄의 시작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사주, 풍수학계와 같이 입춘점으로 새해를 정하고 00 시점[정자시]으로 날짜를 정하면 년과 일은 약 45도 떨어진 곳에서 제각각 시작되기 때문에 입춘 새해 기준은 오류가 된다는 얘기다.

입춘점은 곧 03시점[인시점]과 같다는 사실은 한의학 최고경전에 속하는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하루[一日]를 나누어 사계절로 삼으면 아침(朝)은 봄(春)이 되고, 정오(日中)는 여름[夏]이 되며, 저녁[日入]은 가을(秋)이 되고, 00 시점[夜半:正子時]은 겨울(冬)이 된다(一日分爲四時, 朝則爲春, 日中爲夏, 日入爲秋, 夜半爲冬).” 라고 한 것이 증거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전과 공전은 약 360도가 된다. 그래서 1년 24절기와 1일 24시간은 각각 15[24×15〓360]도가 되고, 1년 12달과 1일 12시간은 각각 30[30×12〓360]도가 된다.
동지점은 00 시점[正子時]과 같은 도수가 되고 입춘점은 03시점과 같은 도수가 된다. 따라서 시간을 근간으로 삼는 사주팔자와 풍수지리학 새해[年柱]는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정해야 된다. 1년 12달과 1일 12시간이 각각 약 30도라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입춘을 기준으로 사주팔자와 풍수지리학 새해[年柱]를 정하는 것은 중대한 오류가 된다.

그런데 왜 우리 사주 풍수지리학계에서는 입춘으로 새해를 정하고 운세를 점쳤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고대 중국 하(夏)나라의 새해 시작[歲首]를 잘못 이해한 탓도 크게 한몫했다고 여겨진다. 
고대 중국 하나라는 입춘으로 새해를 정하고 인시[03 시점]로 날짜의 시작을 정했다. 현 사주학과 풍수지리학계와 같이 인시점과 같은 입춘점으로 새해[年]를 정하고 동지점과 같은 정자시점[00 시점]으로 날짜[日]를 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주학과 풍수지리학 새해는 반드시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정해야 된다. 그러니까 2018년 양력 12월 22일 6시 54분 동지(冬至) 이후에는 2019 기해(己亥)년 돼지띠로 정해야 된다. 2019년 양력 2월 4일 11시 43분까지 2018 무술(戊戌)년 개띠로 정하는 것은 오류가 된다.

사주학과 풍수지리학 새해 기준 오류로 인하여, 동지와 입춘사이 약 45일에 출생한 사람들은 자신의 출생 띠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평생을 산다. 이런 우리 국민은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사주학과 풍수지리학의 새해기준 오류는 시급히 바로잡혀야 된다. 그런데도 아무런 천문학적인 근거문헌도 제시하지 못한 채, “사주팔자와 풍수지리학 새해는 반드시 입춘을 기준으로 정해야 된다.”라고 혹세무민 하는 한심한 사주학과 풍수지리학자들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리학당오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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