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발암 우려 연초박 유통 '사후약방문'
환경부, 발암 우려 연초박 유통 '사후약방문'
  • 김거수 기자
  • 승인 2020.09.1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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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민 의원 "발암 위험성 알고도 1년 넘게 유통 허용"
올해들어서야 전량폐기... "환경피해 조사 이뤄져야"
장철민 의원
장철민 의원

발암물질로 알려진 연초박(담배찌꺼기)이 전국적으로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가 발암 위험성을 알고도 1년 넘게 연초박의 유통을 허용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초박의 유일한 생산자인 KT&G가 2019년 전국에 유통한 연초박은 284.52톤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에 210.74톤, 경상북도에 73.78톤이 반입됐다.

해당 업체들은 KT&G로부터 지속적으로 연초박을 반입해 퇴비를 생산해온 곳으로, 2019년 역시 예년과 동일하게 재활용되어 퇴비 생산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KT&G는 2020년부터 1220.25톤 전량을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에서 소각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부다. 환경부는 연초박의 발암 위험성을 알고도 1년 넘게 284.5톤 이상의 유통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018년 7월 연구 중간보고를 통해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주범이 연초박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연초박을 폐기하지 않았고, 2019년에도 채소 생산을 위한 비료를 만드는 업체에게 공급되도록 허용했다.

환경부가 2018년 7월 연초박 발암물질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건강영향평가 중간보고를 받고도, 2019년 11월에서야 공식적으로 공장 배출 오염물질과 주민 발암 간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한 것.

이후 농촌진흥청은 2020년 9월에서야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사이에도 연초박은 계속 비료 원료로 유통됐다.

유통된 연초박의 규모는 284.52톤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퇴비의 원료로 재활용됐다.

장철민 의원은 “장점마을 외에도 연초박이 유통된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 피해 발생 여부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초박은 고온 환경에 놓이면 발암물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논문에는 60℃에 보관된 연초박에서 발생한 TSNA의 농도가 10℃에 보관된 경우보다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돼 있다.

단순 퇴비 제작 과정에서도 축산분뇨‧톱밥 등과 함께 부숙‧발효하는 공정이 있어 연초박은 70~80℃로 상승하게 돼 발암물질이 배출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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