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코로나19 확산 속 술자리 만찬 '물의'
대전시의회, 코로나19 확산 속 술자리 만찬 '물의'
  • 이성현·김용우 기자
  • 승인 2020.10.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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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순 의장 등 10여 명, 음주 겸한 소고기 만찬에 혈세 100만원 넘게 지출
지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시민들 모임 자제 속 무분별한 행동 도마 위
10명 이상 집합자제 권고 해제 닷새 만에 일탈...권 의장 "약속 없는 의원끼리 식사"

대전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 확산 속 ‘술자리 만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15일 연찬회 후 인근 식당에서 만찬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15일 연찬회 후 인근 소고기집에서 소주와 맥주 등을 마시며 만찬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차단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로 고생하는 가운데, 의회가 술자리 만찬을 진행하며 ‘시민 대표’라는 존재가치에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16일 복수의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의회는 15일 연찬회를 진행한 뒤, 시청 인근의 한 한우집에서 음주를 겸한 만찬을 진행했다.

이날 만찬에는 권중순 의장을 비롯해 오광영·채계순 의원 등 의원 9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을 포함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만찬은 의원 9명과 의사담당관 등 11명은 식당 안에 마련된 룸에서, 또 의장 수행비서 등은 홀에서 각각 나눠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장 등이 소고기와 소주, 맥주 등을 먹고 마신 비용은 100여 만 원으로, 시민 혈세로 마련된 연찬회 관련 예산에서 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의 음주 만찬이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시점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반 시민들이 모임을 자제하는 가운데 진행되며 지역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특히 대전의 경우 추석 연휴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 일반 시민들은 가족모임 마저 자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회의 ‘현실감각’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 대전의 경우 추석 연휴 당시 가족단위 소규모 모임이 N차 감염까지 이어지며 지난 15일까지 총 5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회의 이번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의회 의원 일부가 술자리 만찬을 진행했던 15일의 닷새 전인 1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효돼, 10명 이상 집합자제 권고가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의회의 이번 행동은 극단적 안전불감증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식사는 그럴 수 있다 쳐도 술자리는 (코로나19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대전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세에 있는데, 주의해야 할 것 아닌가 싶다”고 다소 온건적인 표현으로 의회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중순 의장은 “연찬회 참석 의원 중 저녁 약속이 없는 의원끼리 함께 식사를 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였다”며 “예년의 경우 제주도 등 외지로 갔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등을 감안해) 가지 않고 자체적으로 저녁을 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종호·손희역·김인식·박혜련·김종천 의원 등은 연찬회만 참석한 뒤 만찬에 불참해, 술자리 만찬 참석자들과 대조를 보였다.

이날 의회는 제255회 제2차 정례회를 앞두고 직무연찬 등을 통한 의정역량 강화, 의원 간 소통과 화합의 기회 마련을 위한 전체의원 혁신역량강화 워크숍을 진행했다.

의회는 이번 워크숍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적 소양과 실무기법 등에 대한 강의 위주로 하루 동안 의회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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