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발원의 신정치세력 등장을 기대한다
충청 발원의 신정치세력 등장을 기대한다
  • 편집국
  • 승인 2005.09.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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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신당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충청권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신당의 명분과 당위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런 열기를 더 부채질 하고 있다. 여당의 모 중진의원은 신당출현을 못마땅하게 여겨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범죄적 행위’로, 그런가 하면 지역출신 모 의원은 ‘신당은 장사꾼’ 등 폄하적인 발언까지 내놓고 있다. 한술 더 떠, 경기지역의 모대학교수는 TV토론에서 신당을 ‘충청향우회’ 정도로 비하시켰다.

이처럼 충청지역에서 발원하는 새 정치세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과 견제심리가 도를 넘어 비난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일련의 현상은 시대적 흐름에 반하는 수구적 가치관에 함몰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펼치는 민주주의와 다원성을 거부하는 졸렬한 행위다.

지구촌은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른바 세방화(glocalization)의 흐름에 묻혀있다. 그런가 하면 선진국에서는 ‘나눔과 변화’를 추구하는 대세가 이미 정치권력과 국가운영 방식에 접목되고 있다. 현정권이 추구하는 ‘지방분권과 작은 정부’는 이런 시대적 변화의 반증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말로만 분권이지 권력과 예산을 중앙이 틀어쥐고 있고, 정부기구도 점점 비대화되고 있을 뿐이다. 정당도 예외가 아니다. 중앙당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한다.

원래 지역감정과 지역성은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이런 개념을 선거 전략적으로 악용하다보니 타파되어야 할 대상으로 변질된 것이다. 지역갈등은 중앙차원의 권력확장 과정에서 표출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가장 곤욕을 치렀고 아직도 진행 중인 곳이 충청이다.

영호남에선 지역당 소리 안한다. 우리처럼 ‘지역당’ 운운하는 매몰찬 소리도 안 들린다. 아직도 그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중앙의 권력쟁취와 확산 및 권력유지에 혈안의 한풀이를 하고 있다. 충청지역 출신 공무원만 10여만 명에 달하지만, 왜 이들이 어깨를 펴지 못하고 주눅이 들어야 하는지, 장차관이 바뀌어도 영호남이 번갈아 가면서 선정되는 것은 어인 일인지. 이런 식의 피력마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이라면 구체적인 사례를 얼마든지 더 늘어놓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신정치세력 구축의 발원지를 충청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아울러 이념과 노선도 개혁적 실용주의로 표방하는 것 같다. 신당측에 따르면 지방과 중앙에서 ‘나눔과 바꿈(분산과 변화)’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 지역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고질적 불만이 희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백번 옳은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역의 자긍심이 발현되고 나라 사랑의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분출될 수 있다. 충청은 지금 바로 그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충청은 글자 글대로 중심(中心=忠)의 지역이 아닌가. 뭐가 중심인지도 모른 채 허물어지고 잃어버린 우리 사회 곳곳에 새로운 중심이 세워져야 한다. 중심이 흔들리면 본체도 함께 허물어진다.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미사려구 보다 ‘국민을 중심에 두는 삶의 정캄가 펼쳐져야 한다. 그런 길을 충청에서 발원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지역당은 충청인의 지지와 격려가 동반될 때 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신정치세력이 추구하는 분권형 전국정당화, 대권창출 도전 기회 획득, 디지털 정당 등의 실현 여부는 충청인의 손에 달려 있다.


서준원 53세
연세대, 독일 뮌헨대(정치학박사)
국회법제연구관/정책연구위원(2급)
충청투데이 논설위원(비상임)
다물민족연구소 상임이사
북한민주화협의회 국제연대위원장
서울대/서울대행정대학원, 대전대,
배재대, 충남대, 한남대 등 강의
한성대 겸임교수
(현) 미래정책연구원 이사장
뉴 라이트 충청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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