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만난 사람 … 세 여성 아티스트 집단 ‘타묘’
토마토가 만난 사람 … 세 여성 아티스트 집단 ‘타묘’
  • 월간 토마토
  • 승인 2011.04.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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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타는 밴드, 타묘를 만나다

‘타묘’는 홍대 앞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여성 셋으로 이뤄진 인디밴드다.

처음 본 타묘 모습은 노래 부르는 뮤지션이 아니라 인터뷰를 기다리며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 보통 여자들이었다. 디안, 이락, 소리….

▲ 사진 왼쪽부터 이락, 소리, 디안.
이 세 사람을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어떤 밴드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다만, 음악을 굉장히 사랑하고 즐기는 밴드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 대흥동 북카페 이데에서 그녀들 공연을 보았다.

한 시간 인터뷰로 타묘를 전부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시작 5분이 지나고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들 말대로 타묘 공연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타묘를 알고 싶다면 음악과 노래를 들어야 한다. 직접 공연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밴드 이름이 독특하네요. <타묘>는 무슨 의미인가요?

마음이 고플 때 누구 한 명이 “오늘 탈까?”라고 문자를 보내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여서 공연을 시작해요. ‘타다.’는 일종의 우리만의 암호죠. 묘는 고양이 묘(猫) 자입니다. 셋이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성향이 고양이랑 비슷해요. 음악을 타고 올라앉은 고양이가 바로 타묘죠. 음악 하는 우리도 노래를 듣는 사람도 서로 마음, 우주를 타고 편하게 같이 놀자, 신나게 놀자는 의미에서 타묘라고 지었습니다.

타묘는 다른 밴드와 다르게 세 분 다 보컬인데, 언제부터 함께 공연을 하게 된 건가요? 서로 부딪히는 면은 없나요?

보컬로 각자 솔로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활동하는 장소가 같아서 음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함께 공연도 하게 됐어요. 세 명 다 추구하는 음악 성향이 다르고 목소리도 달라서 처음에는 부딪히는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 서로 장점을 110%를 끌어내 보일 수 있을 만큼 서로 잘 알고 있죠. 타묘는 한 사람 목소리만이 아니라 세 목소리가 함께 섞여 음악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도 심심하지 않아 좋은 거 같습니다.

진부한 질문 하나 할게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디안: 고등학교 축제 때 노래 불러서 대상 받았어요. ‘아, 내가 노래 좀 하는구나.’ 싶었죠. (웃음) 여러 번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방황도 했지만, 같은 길을 가는 선배들을 만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지금 이렇게 음악을 하고 있어요.

소리: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재능이 많았어요. 알고 지내던 밴드 보컬 오디션을 계기로 기타를 배우면서 5~6년 동안 혼자 음악을 했어요.

이락: 중2 때 아빠에게 기타 선물을 받고 나서 그때부터 음악에 빠졌어요. 음악 하면 돈 못 번다, 불안하다 같은 안 좋은 얘기 많이 들어서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했습니다.

세 분 모두 솔로로 활동하다 함께 음악하고 있는데, 타묘를 결성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태국여행이 결정적이었어요. 셋이서 태국으로 한 달간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뭉치며 대화를 나눴어요. 음악으로 말이죠. 태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우리 느낌을 좋아하더라고요. 재밌어하고. 특히 외국 사람들이 좋아했어요. 셋이서 밴드 만들어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타묘라는 이름을 지어 셋이 함께하는 것뿐이지, 그전부터 셋이 함께 활동했습니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타묘 공연을 봤습니다. 관객과 함께 즐기며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공연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있나요?

디안: 사람들 혼을 쏙 빼놔요. 그리고 주머니에 넣고 갑니다(웃음). 공연은 무조건 신나야 해요.

소리: 썰렁함을 무기로 진행을 해요. 분위기가 쳐질 때 공연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죠.

이락: 팀에서 베이스 같은 역할을 해요. 묵직하니 묵묵하게 공연을 합니다. 일종의 튜닝 역할도 하죠. 공연할 때 우리는 선을 만들지 않아요. 음악에도, 공연에도 상대방과 걸림돌이 없죠. 그저 공연장에선 잘 노는 게 최고예요. 공연을 하면 손발이 짜릿하고 에너지를 얻어요.

지금까지 공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뭔가요?

그날도 예정 없이 “오늘 한 번 탈까?” 하고 홍대 놀이터에서 공연했어요.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모이더니 우리를 보더라고요. 서로 신경 쓰지 말자는 눈빛을 교환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젬베(서아프리카 전통 북)를 들고 몰려오더니 우리를 중심으로 양쪽에 앉아서 연주하더라고요. 와, 그때 그 감동은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최고였습니다. 희열을 느끼며 노래를 불렀죠. 유체 이탈한 듯이 붕 뜬 기분이었어요.

타묘 첫 앨범은 어떤 음악을 담고 있나요? 또,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 계획도 알려주세요.

이번 음반은 한국적인 장르를 담고 있어요. 주위에서 한국에 없는 음악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더 보이고 싶고요, 개인 활동을 하는 것도 목표로 가지고 있어요. 또 셋 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하며 공연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활동 영역을 넓혀서 우리 노래를 부를 곳이 많아졌으면 해요. 라이브 공연으로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 같이 놀고 싶습니다. 콘서트도 많이 하고 싶고요. 많이 보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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