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전 대전시장 "한밭운동장 철거 중단하라"
박성효 전 대전시장 "한밭운동장 철거 중단하라"
  • 성희제 기자
  • 승인 2022.02.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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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부수고 새로짓는 일차원적 개발행위 대전 병들게해" 우려
1958년 시민 성금 조성 경기장 역사성 유지, 도시정비 방안 제시도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9일 대전시의회를 찾아 "허태정 대전시장은 한밭운동장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9일 대전시의회를 찾아 "허태정 대전시장은 한밭운동장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충청뉴스 성희제 기자] 6·1 대전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9일 ‘한밭운동장 철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박 전 시장은 이날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공약으로 온 대전을 갈라놓더니, 1958년 충남도민의 십시일반 성금으로 시작해 63년 역사 속에서 대전시민과 체육인들의 땀과 혼이 서린 종합운동장도 철거해 버리겠다고 한다”고, 허태정 대전시장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

실제 허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중구 건설을 공약한 뒤 선거 후 입지 공모를 진행해 각급 자치구간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허 시장이 이끄는 대전시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야구장 건설을 위해 내달 중 한밭운동장을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허 시장은 한밭운동장 철거 후 대책으로 2029년 유성구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건설 구상을 내놨지만, 완공까지 지역체육인들은 충남대와 대전대 등에서 훈련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와 함께 대전은 7년여 시간 동안 전국에서 유일하게 ‘종합운동장이 없는 광역시’ 신세로 전락, 궁극적으로 지역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이에 박 전 시장은 “대책 없는 행정, 앞뒤 안 가리는 밀어붙이기식 사업, 무작정 부수고 새로 짓는 일차원적 개발행위의 피해는 결국 대전을 병들게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며 “조급한 성과주의에 매몰돼 두고 두고 역사의 죄인이 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시장이 자신의 공약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강행하기 위해 대전의 역사를 간직한 한밭야구장을 철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은 “미래세대를 위해 할 일은 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이자 역할”이라며 “도시에 건물이 한 번 잘못 들어서면 50년·100년 지속적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졸속 철거가 이뤄지면 그동안 가꾸어온 역사와 문화의 현장은 한순간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대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할지 함께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밭종합운동장 졸속 철거가 중단될 수 있도록 뜻을 모으고, 합리적 방안을 찾는데 적극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9일 대전시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한밭야구장을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야구장을 건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9일 대전시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한밭야구장을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야구장을 건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건설하며 한밭야구장의 역사성을 살릴고 도시재생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구상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의 한밭야구장을 보존하고 낙후된 체육단지 서측 주택을 매입해 새로운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이 골자다.

박 전 시장은 이에 대해 “종합운동장 이전에 따른 민원 해소는 물론, 인근 낙후지역 재개발, 상가·편의시설 확충, 이전 비용 절감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합리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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