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50대, KAIST에 300억 전 재산 기부
익명의 50대, KAIST에 300억 전 재산 기부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2.05.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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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약정식 및 학교 관계자 만남 모두 사양
“순수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KAIST가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성과 창출하길 바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50대 익명 독지가가 300억 원의 전 재산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ST는 9일 “익명의 기부자께서 나의 기부가 KAIST의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결합해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전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고 300억 원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기부자는 메시지를 통해 “살아가는 데 필요 이상의 돈이 쌓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었는데, 젊은 나이에 기부하게 돼 이제부터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KAIST는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순수한 학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부자는 300억 이상을 KAIST에 기부한 고액 기부자 중 최연소다.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벌일 50대의 나이에 전 재산을 기부하는 흔치 않은 결단을 내린 것.

근검절약 정신으로 재산을 일군 기부자는 소외계층과 불치병 환자들을 10여 년 넘게 꾸준히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KAIST 관계자는 “기부자가 더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기부하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계획을 숙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기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가장 큰 파급효과를 얻을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교육을 통한 기부가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KAIST에 연락을 취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기부처를 정한 배경에는 KAIST 출신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지인의 영향이 컸다. 모교 후배들을 채용하기 위해 애쓰는 지인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KAIST 출신은 열심히 한다. 그것도 밤을 새워서 열심히 한다”라는 답을 들은 이후로 KAIST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알려졌다.

기부자는 이름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부 약정식 행사나 KAIST 관계자와의 만남까지도 극구 사양했다. 대신 “이렇게 큰돈이 내게 온 것은 그 사용처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한 하늘의 배려라고 생각되는데, 이 책임을 KAIST에게 떠넘기게 되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는 겸양의 인사를 남겼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50대의 나이에 전 재산을 기부하는 큰 결단을 내려주신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정해주신 기부금의 사용 용도가 KAIST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확하게 부합한다는 점에서 학교를 향한 기부자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 및 의과학·바이오 분야의 연구 지원금으로 이번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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