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코로나19의 국내 위기 단계 하향 이후 처음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6일 일제히 실시된 가운데 대전지역 시험장들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코로나 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응원전은 없었으며 이날 수험생들은 비교적 가벼운 패딩과 점퍼를 입고 조용히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수험생들은 부모님 차를 타고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시험장을 찾았으며 시험장 앞에서 수험표와 도시락, 시험 물품 등을 재차 확인 후 시험장에 입장했다.

대전교육청 27지구 제16시험장인 한밭고등학교에선 후배들의 단체응원은 없었지만 부모님과 포옹을 하거나 친구들의 큰절을 받는 등 소소한 장면이 펼쳐졌다.

특히 새로난기독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나와 제자·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오늘을 위해 노력해 온 만큼 후회 없이 시험을 잘 치르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시험이 끝나면)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들보다 제가 더 긴장하는 것 같다”면서도 “사랑하고 오늘은 본인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시험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능을 치르는 친구를 배웅한 한 학생은 “저희는 수시로 대학을 가게 돼 시험을 치르지 않았지만 이 친구를 응원해주자는 마음으로 함께 왔다”면서 “잘 치르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설동호 대전시교육감도 새벽부터 한밭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응원했다. 설 교육감은 “자신감을 갖고 침착하게 갈고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바란다”며 “부모님과 선생님, 대전교육가족 모두가 힘차게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전에선 전년보다 320명이 줄어든 1만5080명이 27개 시험지구 35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충남 청양고등학교에선 입실하는 수험생에게 박수와 함께 핫팩 등을 나눠주며 격려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청양군청소년재단 마스코트 청록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으며 김돈곤 청양군수와 김명숙 충남도의원도 나와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진기성 청양교육지원청 교육장도 이날 청양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김 교육감은 “여러분들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충남 교육 공동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충남에선 1만6839명의 수험생이 7개 시험지구 5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험을 치른다.

세종에서도 모두 14개 시험장에서 4708명이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명은 병원 시험장인 세종충남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수능은 정부가 초고난도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 수능 응시생 가운데 졸업생 비율이 31.7%로 27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수능 일정은 오전 8시 40분부터 국어영역이 80분간 실시됐으며 이후 오전 10시30분~오후 12시10분 수학 영역, 오후 1시10분~2시20분 영어영역, 오후 2시50분~4시37분 한국사 및 사회·과학·직업탐구, 오후 5시5분~5시45분 제2외국어·한문이 실시된다.

올해 수능은 국내 위기 단계가 하향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와 유증상자, 일반학생들이 같은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방역 수칙에 따라 확진자와 유증상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예정이며 확진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식사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