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고려산은 세종시(시장 최민호) 소정면과 충남 천안시 목천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307m 높이의 나지막한 산이다. 금강의 서북쪽을 지나는 산줄기가 금북정맥이다.
고려산이 바로 금북정맥에 솟아 있고, 세종시계 둘레길에도 포함되어 있다. 금북정맥 종주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고려산을 종종 찾는다. 세종시의 최북단에 위치한 소정면 주민들은 고려산을 소정면 지역의 마을을 수호하는 진산으로 여기고 있다.
고려산 정상에는 고려 때 쌓았다고 전해지는 성 둘레 약 250m의 테뫼식 산성인 고려 산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충렬왕 때 고려를 침범한 원나라의 반란군 합단적을 연기지역에서 대승을 거둔 이후 이를 고려 태조 왕건의 음덕으로 여기고 고려 태조의 사당을 세워 모신 이곳을 고려 산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고려산은 삼국시대 군사적 요충지였고,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 사비성이 무너진 후 백제 부흥군의 항쟁 본거지의 하나였다고 한다.
최근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온 산이 연두색으로 물들고 있다.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모임(세종명산한바퀴)은 열 다섯 번째 산행지 고려산을 찾았다.
고려산은 세종시의 대표적인 산 15개 중에서 마지막으로 오르는 산행지이다. 그동안 세종명산한바퀴 모임은 2022년 11월 13일 첫 산행지 전월산을 시작으로 비학산, 원수산, 꾀꼬리봉, 오봉산, 운주산, 금병산, 황우산, 괴화산, 노고봉, 장군산, 청벽산(매봉), 동림산, 금성산 등 14개 봉우리를 완등했다.
소정면 고등1리에 있는 아야목 마을회관 주변 공터에 주차하고 고려산 산행을 준비한다. 아야목은 고려 산성 아래에 있는 마을이다.
고려 홍건적 난리 때 주민들이 고려 산성에 피난해 몸을 숨겼는데 먹을 물이 떨어져 견딜 수 없을 때, 갑자기 비가 내려 급히 물을 먹자 목이 아파서 “아야 목이야, 아야 목이야”하고 울면서 산 밑으로 내려와 마을을 형성했는데 그 뒤로 마을 이름을 아야목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회관 옆에 있는 고등1리 마을안내판을 살펴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은 봄 농사 준비로 분주한 풍경이다. 마을회관을 지나면 곧이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쪽으로 가도 고려산 등산로 입구를 만날 수 있다. 고려산 정상까지 1.2km의 왼쪽 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1.8km의 오른쪽 길은 완만한 편이다.
보통은 아야목 마을회관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 등산코스가 일반적이다. 최근에 오른쪽으로 가는 등산로는 입산 금지된 상태라 아야목 마을이 있는 왼쪽 길로 들어선다.
아야목 마을 둥구나무와 고려 산성 비석 옆을 지나고 곧이어 마당에 선인장이 잔뜩 심겨 있는 건물을 만난다. 인심 좋은 주인어른이 마음에 드는 선인장을 가져가라고 한다.
임도를 따라 쭉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고려 산성 이정표가 보인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고려산 정상까지 300m의 짧은 거리이지만 매우 가파른 오르막이다.
드디어 고려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자와 고려 산성 안내판이 보이고 정상부에는 돌탑이 쌓여있다. 소정면에서는 매년 이곳에서 해맞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부 주변은 커다란 나무숲으로 우거져 있어 주변 조망이 어렵다. 애미기고개에서 바로 고려산 방향 능선 길을 오르면서 되돌아보면 독립기념관이 자리한 흑성산과 취암산을 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정상부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세종 명산 15곳 완등을 기념해서 종이카드에 의미 있는 글과 그림을 표현한다. 한 달에 한 곳씩 1년여 동안 세종시 산을 오르면서 세종시 15개 산을 소개해 왔다.
앞으로 세종시 명산 15곳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을 계획이다. 충청뉴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인생에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서로 이야기하며 하산한다. 아야목 마을회관에서 시계방향으로 고려산 정상을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는 왕복거리 2.2km로 운동시간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고려산 등산로는 대부분 완만한 편이고 위험하거나 험하지 않다. 고려산 주변에는 관정약수(전의초수), 베어트리파크, 세종식물원, 뒤웅박고을, 전의향교 등 볼거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