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커녕 계속 마이너스… 막막한 심정”
악재 겹치며 떠나는 귀농인도 많아져
[충청뉴스 부여 = 조홍기 기자] 지난 2018년 경기도에서 충남 부여로 귀농한 순지연 씨(39). 상추와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순 씨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수해를 입었다. 흙냄새가 좋아 귀농을 결심했고 천직이라 생각해 80살까지 하겠노라 다짐했지만 자연재해 앞에 무너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귀농하면서 받은 대출자금 상환이 다가오고 있지만 수해 피해율 계산 결과 상환유예 기준에 못 미친다는 답변을 받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순 씨는 “하우스 이외에 농지임대를 통해 논콩을 하고 있는데 이곳이 피해율 산정시 전체면적으로 산입되어 피해율이 낮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농림부 지침을 보면 농가단위 피해율 30% 이상 50% 미만은 1년, 50% 이상은 2년의 상환연기 및 이자감면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율 계산법인데 순 씨의 경우처럼 시설하우스 외 노지작물을 함께 재배하는 농가의 경우 피해율이 현실적으로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순 씨는 “하우스 시설 및 작물에 대한 피해는 영농전체 면적이 아닌 오롯이 하우스만의 피해로 봐야 현실적”이라며, “3년 연속 수해를 입은 와중에 상환기일이 돌아와 막막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잇달아 수해를 겪으며 좌절하는 귀농인들은 또 있다. 2018년 귀농해 논산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조 모씨는 “올해도 하우스 5동이 거의 다 잠겼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뭐하나. 피부로 와닿는 실질적인 도움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속해서 수해를 입는 귀농인들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례도 나온다. 귀농귀촌 담당자는 “꿈을 안고 귀농한 분들도 많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며 포기하고 돌아가는 농가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귀농인들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귀농 당시 싼 가격의 논 지대를 찾다보니 배수에 취약한 곳에 하우스를 짓고 매년 수해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부여의 한 농가는 “귀농인들이 발품을 팔아 직접 부지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배수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은 싼 곳에 자리를 잡는 경우도 많다”라며, “매년 폭우가 반복될 텐데 배수로를 개선하는 등 원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귀농인들이 다시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예산의 어려움이 있지만 어디까지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