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신촌유세 도중 피습을 당해병원에 입원해 있는 박근혜 대표를 두고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한 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지하철 왕십리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 뒤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라고 외쳤다. 이 장면은 당시 유세 현장에 있던 한 민주당원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옮기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무엇이 고맙다는 말인가?
열린우리당은 오세훈 후보가 박근혜 대표의 피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겉으로는 박 대표의 안위를 걱정하면서도 박대표 피습이 오 후보에게 다가왔을 정치적 이득에 대한 고마움을너무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이중적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상호 대변인은 "여당인 우리당도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있는데 서울시를 이끌어 가겠다는 서울시장 후보의 자세인지 통탄스럽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금실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는 오세훈 후보의 발언도 문제지만 오 후보 캠프 대변인인나경원 의원의 말 바꾸기도 상식 이하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오 후보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 언론의 질문에 "그렇게 말했다면 제 정신이냐", "그런 일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피습에도 불구하고 선거 유세에 열심히 하라는 박대표 발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 피습에 대해 겉으로는 침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화장실에서는 만세를 부르고 있다는 눈총을 사기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오 후보의 발언은 박근혜 대표 조차도 눈살을 찌푸릴 오버"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대표는 피습 이후 "오버하지 마라"고 당과 지지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