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가치란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 때문에 지니게 되는 중요성, 또는 사물이 지닌 값이나 쓸모이며, 경제적으로 상품이나 재화의 효용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가치란 단어는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사용되는 말입니다. 우선 일상생활에서는 가치는 중요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고 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운동선수 중 가장 가치가 큰 선수를 칭하는 MVP(Most Valuable Player)는 팀에 필요한 기둥 선수다. 프로선수라면 가치를 몸값과 거의 동일시할 수 있습니다.
학문에서 가치란 말을 쓸 때는 단순히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평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윌리엄 헐스트는 언론인이면서 고미술품 수집광이었습니다. 그는 유럽 왕가에서만 사용했다는 신기한 도자기 하나가 탐이 났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그 도자기를 추적했습니다. 그 도자기를 꼭 소유하고 싶은 열망 때문에 그는 여러 해 동안 많은 돈과 힘을 기울이며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 도자기가 이미 미국의 돈 많은 한 언론인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때부터 그 사람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렇게 그 언론인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맨 끝에 그는 그 도자기를 산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사서 자기가 소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엄청난 가치의 보화가 이미 자기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그것을 찾아 헤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비극입니다.
1986년 1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살고 있던 스미스라는 보석상 인이, 우연히 수석 전시회에 들렀다가 15불짜리 가격표가 매겨진 돌멩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통 돌멩이가 아니라, 사파이어의 원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인에게 "이것이 정말 15불이냐?" 물으니, 주인이 비싸다는 말인 줄 알고 5불을 더 깎아 주었습니다.
두말 안 하고 10불에 그것을 사서 와서 온갖 기술을 다해서 목걸이 팔지 반지 등 무수히 많은 제품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그 원석 한 덩어리로 그가 번 돈은 자그마치 2백28만 불, 우리 돈으로 31억 9천2백만 원이었습니다. 보석의 가치를 몰랐던 사람에게는 기껏 해 보아야 1만 4천 원짜리 돌멩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32억 원짜리 보물덩어리였던 것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혼자되어 자식을 생명과 같이 여기며 외아들을 키워낸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가시고기처럼 자기 몸이 으스러지는 줄도 모르고 분에 넘치도록 뒷바라지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해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아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정착하게 됐습니다. 아들은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매달 정성을 담아 송금을 해드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늘 굶주렸고 동네의 험한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고향 사람들은 어머니를 돌보지 않는 불효한 자식이라고 아들을 욕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을 보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이 도착하기 전, 마을 사람들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할머니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 순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허탈감에 빠졌습니다. 할머니의 고통은 자기들의 무관심 때문이었음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 병원도 못 가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갖은 고생을 다 한 할머니의 방 벽에는 달마다 송금해온 아들의 수표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아들이 보내온 수표를 단순히 편지로 알았던 것입니다. 아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수표를 바라보며 아들을 그리워했던 것입니다.
모르면 아무리 귀한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릴 수 없습니다. 또한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아들의 편지가 돈인 줄 알았다면 그렇게 구차한 인생을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파스칼은 지적했습니다. "사람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천사가 될 만큼 거룩하고 경건할 수도 있지만, 이 세상 그 어떤 악마보다도 더 사악한 존재로 타락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이 싸구려 인생으로 전락하는가? 아니면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삶을 살아갈 것인가는 온전히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내가 만일 내게 허락하신 그 무한한 가능성과 귀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켜가기 위해 보석을 세공하듯이 나를 잘 다듬어 간다면, 나의 인생은 멋진 작품이 될 것이지만, 내가 만일 나에게 주신 그 귀중한 것들을 무시해 버리고, 싸구려 취급하여 시시한 것들에다가 나 자신을 팔아넘긴다면, 나는 삼류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 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