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성은주 시인의 시집 『코끝의 도시』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 콘서트가 지난 16일 오후, 대전 커먼즈필드(모두의 공터)에서 열렸다. 행사는 한빛작은도서관이 주최하고 한빛문학회가 주관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다시 쓰는 일은 다시 사는 일’을 주제로, 문화예술인과 대전 지역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삶과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출간을 축하하는 마음과 인사가 무대를 채웠고, 북토크는 관객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어지며 따뜻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회는 김지숙(대전테미문학관 팀장)이 맡았다. 내빈 소개에 이어 이은주(한빛작은도서관 관장)와 배상정(한빛문학회 회장)의 초대 인사, 이상호(대전사회혁신센터 센터장)의 환영사가 차례로 이어지며 축하의 문을 열었다.
출판사 ‘시인의일요일’에서 시집을 기획해 온 김병호 시인은 “대전 문인들의 시집을 꾸준히 출간하며 지역과의 인연이 더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문학성 있는 책을 선별해 기획하겠다”고 출간 인사를 전했다. 축사는 김완하(시와정신사 대표)와 이혜경(대전동구문화원 원장)이 맡아 의미를 더했다.
공연과 낭송은 북콘서트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민정(소프라노)의 축가 ‘어느 봄날’이 분위기를 환기했고, 조해옥(문학평론가)과 길상호(시인)의 격려사, 손미·변선우·박송이 시인의 축하문이 이어지며 책 한 권의 출간이 한 사람의 시간을 지지하고 이해하는 일로 확장되는 장면을 만들었다.
시 낭송은 윤영숙과 전은겸 시인의 목소리로 「문어」와 「코끝의 도시」가 소개됐다. 낭송 이후에는 성은주 시인 토크와 관객 토크가 이어지며 작품의 정서와 창작의 배경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박양순 시인의 플루트 연주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 ‘광화문 연가’가 울려 퍼지며 무대의 여운을 넓혔다.
행사 주제는 시집이 품고 있는 정서와도 맞닿아 있었다. 시집 홍보 문구로 함께 소개된 「안국역 6번 출구」의 구절 “함께 다정해지기로 해요”는 타인과 세계를 대하는 태도가 시집의 결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다시 되새기게 했다. 문학평론가 고봉준이 말한 ‘상처’의 자리가 ‘다시 사는 일’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 또한 관객에게 시집을 읽는 하나의 길잡이로 공유됐다.
출간을 기념하는 축하의 말들이 오간 자리였지만, 무엇보다 시를 읽는 일이 서로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데려오는 방식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고, 『코끝의 도시』가 그 연결의 매개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