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롤투롤 디지털 마스크리스 리소그래피 시스템’ 개발
기계연, 롤투롤 디지털 마스크리스 리소그래피 시스템’ 개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6.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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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투롤 디지털 노광기
롤투롤 디지털 노광기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유연전자소자(Flexible Electronics)의 생산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장비 기술을 개발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미세한 패턴을 유연한 필름 기판 위에 끊김 없이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초정밀 연속 제조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융합연구본부 장원석 본부장 연구팀이 기판의 미세한 변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보정할 수 있는 ‘롤투롤(Roll-to-Roll) 디지털 마스크리스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29일 밝혔다.

리소그래피(Lithography)는 빛을 이용해 기판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 공정이다. 그동안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나 유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유연기판을 패터닝할 때는 주로 단단한 보조 기판에 붙였다 떼는 우회 공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불량률이 높았고, 장비 크기에 따라 기판의 크기도 제한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유연기판을 연속으로 이송하면서 회전하는 곡면 롤(Roll) 표면 위에서 직접 패턴을 새기는 ‘라인빔 노광 구조’를 고안해 한계를 돌파했다.

핵심은 광학 기술의 전환이다. 빛을 조절하는 DMD(디지털 마이크로 미러 장치)는 평면 스크린 형태여서 원통형 롤에 그대로 투사하면 초점이 흐려져 패턴이 뭉개진다. 연구팀은 X축과 Y축의 광학적 특성이 서로 다른 특수 투사렌즈(실린드리컬 렌즈 기반)를 독자 개발했다.

이 렌즈는 평면 이미지를 가느다란 ‘선형(Line) 이미지’로 변조해 원통형 구조물 위에 초점을 정확히 맞춘다. 실제 검증 결과, 개별 픽셀이 ~7.8㎛ 수준으로 정밀하게 투영돼 롤투롤 공정에서 최소 선폭 10㎛ 이하(최대 ~8㎛급)의 고해상도 패턴을 안정적으로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필름을 풀어가며 작업하는 롤투롤 공정은 기판이 움직일 때 미세하게 한쪽으로 쏠리거나(사행), 당겨지는 힘(장력)에 의해 늘어나는 성질(점탄성 변형)이 발생해 정밀도를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베어링과 아치형 코어리스 모터를 패터닝 롤러에 적용해 마찰력과 코깅 현상(모터 내부 자력에 의한 진동) 등 외부 간섭을 원천 차단했다. 이를 통해 롤러의 회전 진동을 2㎛ 이하, 정속회전 위치 오차를 1μrad(마이크로라디안) 이하로 극도로 낮췄다.

또 언와인더와 리와인더 등 4개 구간으로 구성된 다단계(Cascade) 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이송 중 발생하는 동적 진동을 억제했다. 여기에 주파수 응답 분석을 통해 기판과 구동계에서 발생하는 공진 대역을 찾아내 차단하는 필퍼 기술까지 더했다.

그럼에도 잔존하는 미세한 오차는 기판에 새겨진 얼라인 키(기준점)를 비전 카메라로 실시간 측정해 이송 속도에 맞춰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디지털 마스크 패턴을 즉각적으로 수정·보정하며 인쇄하도록 만들었다.

이 기술은 별도의 물리적인 노광 마스크를 매번 제작할 필요가 없다. 소프트웨어에서 설계 도면만 바꾸면 다양한 패턴을 유연 필름 위에 즉각 구현할 수 있어 제품 개발 기간과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길이 제한 없이 연속 생산이 가능해 대면적 양산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계연 기본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SCI 논문 총 25편을 발표했다. 국내외 특허 출원 21건 및 등록 13건을 달성했으며, 이미 누적 기술료 3억 2000만 원의 상용화 성과를 거두었다.

장원석 나노융합연구본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롤투롤 디지털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유연 PCB(연성회로기판)는 물론, 고해상도 유연전자소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공정 등 미세 패터닝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플랫폼 기술"이라며 "향후 고부가가치 롤 표면에 직접 미세 가공을 수행하는 디지털 노광 공정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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