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때로 말보다 깊은 감정을 전한다. 한 줄의 선율은 언어를 대신해 위로를 건네고,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일깨운다. 대전문화재단 '2026 차세대 artiStar'로 선정된 첼리스트 이진주가 네 번째 리사이틀 'Tales of the CelloⅡ : Song without Words(말 없는 노래)'를 통해 첼로가 지닌 깊은 서정성과 표현력을 선보인다.
'Tales of the Cello'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은 멘델스존의 작품을 중심으로 첼로가 전하는 '말 없는 노래'의 의미를 담았다. 고전 레퍼토리와 위촉 창작곡의 세계 초연을 함께 선보이며, 클래식 음악의 전통과 동시대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아우르는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첼리스트 이진주를 만나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느덧 네 번째 리사이틀을 맞이하셨습니다. 특히 이번 무대는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artiStar’로서 관객과 만나는 자리이자, 본인의 기획 시리즈인 〈Tales of the Cello〉의 두 번째 이야기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부제인 'Song without Words(말 없는 노래)'에는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어느덧 네 번째 리사이틀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artiStar’로서 두 번째로 관객들과 만나는 무대이자, 저의 기획 시리즈인 〈Tales of the Cello〉의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리라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지난 첫 번째 무대에서 첼로가 지닌 폭넓은 이야기와 정서를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멘델스존의 음악을 중심으로 첼로의 서정적 표현력과 감정의 깊이를 더욱 집중적으로 파고들고자 했습니다.
이번 리사이틀의 부제인 ‘Song without Words(말 없는 노래)’처럼, 제가 관객분들께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복잡한 언어의 수식어를 모두 걷어낸 ‘음악 본질의 힘’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때로는 말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깊은 정서와 서사가 존재하니까요. 단순히 악보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저만의 해석과 호흡을 통해 가사 없이도 마음을 울리는 음악적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피아노와 첼로가 나누는 긴밀한 대화, 그리고 멘델스존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위촉 창작곡의 초연까지 아우르는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 한 분 한 분이 첼로라는 악기가 가진 무궁무진한 언어와 깊이 교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연주자로서 이번 공연에서 표현적으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나 클래식 팬들이 주목해야 할 감상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지난 첫 번째 시리즈가 첼로라는 악기의 구조적이고 다채로운 음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무대에서는 '인간의 목소리를 가장 닮은 악기'로서의 감정적 심도를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첼로는 저음의 묵직한 탄식부터 고음의 애절한 독백까지, 인간의 정서적 고저를 고스란히 투영할 수 있는 독보적인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전적인 낭만성을 지닌 멘델스존의 작품과, 그의 음악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어법으로 쓰인 이원희 작곡가님의 위촉 창작곡을 함께 배치했는데요. 이를 통해 19세기 고전 레퍼토리와 동시대 창작곡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관객분들께서 첼로가 시대를 초월하여 얼마나 정교하고 입체적인 감정의 서사를 그려낼 수 있는지, 그 한계 없는 표현 가능성을 목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이번 리사이틀은 멘델스존의 작품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멘델스존이 창안한 ‘무언가’를 첼로의 선율로 구현하기 위해 어떤 음악적 고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멘델스존이 창안한 '무언가(Song without Words)'는 저에게 '언어보다 강력한 비언어적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가사가 없기에 오히려 듣는 이의 기억과 감정에 따라 저마다의 온전한 이야기로 재해석될 수 있는 자유를 주죠. 이 '말 없는 노래'를 구현하기 위해 저는 첼로의 '호흡'에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숨을 고르고 내뱉는 것처럼, 활이 현에 닿는 순간의 압력과 이완, 그리고 음과 음 사이의 여백에 감정의 밀도를 담아내어 마치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청중들에게 연주로서 들려드리려 합니다. 때로는 따뜻하고 풍성한 중저음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듯, 때로는 날카롭고 처연한 고음으로 가슴 깊은 울림을 전하며 관객들이 각자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노래를 발견하실 수 있도록 연주할 예정입니다.
Q. 고전 명곡들과 함께 작곡가 이원희의 위촉 창작곡 〈D'azur dans la brume(안개 속의 푸른 바다)〉가 세계 초연됩니다. 고전과 현대 작곡가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대비시키는 이유와 위촉곡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멘델스존의 〈Variations concertantes Op. 17〉과 〈Sonata No. 1 Op. 45〉, 그리고 〈Sonata No. 2 Op. 58〉는 낭만주의 음악이 지닌 정제되면서도 뜨거운 감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고전적 명곡입니다. 반면,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원희 작곡가님의 위촉 창작곡 〈D'azur dans la brume(안개 속의 푸른 바다)〉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이 환상적인 세계로 우리를 이끌듯, 동시대적인 감각과 음향으로 청자의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이 두 작곡가의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린 이유는 19세기 낭만주의 어법이 오늘날의 감각으로 재해석되고 확장되는 순간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멘델스존이 고전적인 선율로 삶의 감정을 노래했다면, 이원희 작곡가님은 선율 중심의 전개를 넘어 섬세한 음색과 질감, 보잉의 변화를 통한 ‘음향의 밀도’에 집중합니다. 시대와 형식은 다르지만, 두 음악 모두 인간의 깊은 내면과 감각을 깨운다는 점에서 긴밀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공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서적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멘델스존의 단단한 선율로 시작된 음악적 흐름은 위촉 창작곡에 이르러 아직 형성되지 않은 기억의 상태인 ‘안개’를 지나, 각자의 기억이 투영된 심리적 풍경인 ‘푸른 바다(내면의 바다)’를 마주하는 감각의 통로로 이어집니다. 관객분들이 긴 안개 속에서 점차 드러나는 내면의 바다를 마주하며, 깊은 정서적 해방감과 예술적 확장을 경험하는 무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Q. 앞으로 첼리스트 이진주가 나아갈 음악적 행보와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번 네 번째 리사이틀이자 〈Tales of the Cello〉의 두 번째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당면한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 기획 시리즈는 앞으로도 첼로가 가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발굴하며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대전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로서, 우리 지역의 관객분들과 음악으로 더 깊고 긴밀하게 소통하는 무대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정형화된 클래식 무대에 갇히지 않고, 시대를 아우르는 창작곡 위촉이나 독창적인 기획을 통해 늘 신선한 음악적 화두를 던지는 연주자가 되고자 합니다.
지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말(言)을 내려놓고, 오롯이 선율이 주는 울림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첼리스트'로 남을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고민하고 정진하겠습니다. 제 음악이 여러분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기억과 감정을 깨우는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리사이틀은 멘델스존의 '협주적 변주곡 Op.17', '첼로 소나타 제1번 Op.45', '첼로 소나타 제2번 Op.58'을 비롯해 작곡가 이원희의 위촉 창작곡 'D'azur Dans la Brume(안개 속의 푸른 바다)'를 세계 초연한다.
마지막에는 멘델스존의 '무언가 Op.109'를 연주하며 공연의 주제인 '말 없는 노래'를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첼리스트 이진주는 이번 무대를 통해 첼로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깊은 감정과 서정성을 선보이며, 고전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음악적 이야기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