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고위 공직자들을 강력 질타하며 민선 9기 공직사회 혁신을 주문했다.
허 시장이 전임 시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는데, 재정·인사·대형사업 전반에 대한 고강도 쇄신을 예고한 첫 공개 메시지로 풀이된다.
허 시장은 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올해 재정 부족분이 5400억 원, 내년에는 6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현재 대전시 재정은 IMF 당시 고통분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나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며 불요불급한 사업 정리와 세출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실·국장들에게도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주요 정책과 전임 시정 행정 전반을 향한 질책이 이어졌다.
허 시장은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사업에 대해 "비용 대비 편익이 현저히 낮은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민을 속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예산 부담이 크게 늘어난 70세 이상 대중교통 무료화 사업과 업체 부도로 중단된 3단 굴절버스 도입 사업은 "시민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치명적인 과오"라며 재조사를 지시했다.
공직사회의 업무 방식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허 시장은 "전국 지자체가 이재명 정부 메가프로젝트 사업 유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대전시는 이와 관련된 준비가 부족해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에도 대전은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정부가 주길 바라는 시대는 끝났다. 대전의 장점을 살린 사업을 발굴해 정부에 제안하고 예산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 업무보고 당시 대전시의 정부 공모사업 탈락 이유를 '정치력 문제'로 공직자가 답현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심한 발언"이라고 질타한 뒤 "공직자는 단순한 집행자가 아니라 기획자이자 영업담당자"라며 "정부 정책을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국가사업을 직접 제안하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시스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허 시장은 민선 8기에서 도입된 인사정보 분석 플랫폼을 두고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을 만병통치약처럼 활용했다"며 "인권 차원의 문제까지 있다고 본다. 당장 폐기하고 인사 혁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민선 9기 인사는 조직에 기여한 시간과 내용,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며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대전관광공사 건물 매입 과정도 질책했다. 허 시장은 "감정가보다 2억 원 비싸게 매입한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AI위원회 신설과 응급의료체계 구축, 취임 100일 프로젝트 등 민선 9기 핵심 공약은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허 시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시장 지시라고 해서 잘못된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모든 공직자가 지금을 비상시국으로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시정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대전에 기반을 두고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을 비전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를 지역에 유치할 수 있도록 지방 정부가 맞춤형 제안을 해야 한다”며 대전이 패싱 당하지 않도록 준비해 달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