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호 선원들 가족 포옹할 겨를 없이 황급히 귀가
동원호 선원들 가족 포옹할 겨를 없이 황급히 귀가
  • 편집국
  • 승인 2006.08.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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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땅 밟은 동원호 선원들, 짤막한 소감후 10달만에 만난 가족 앞에 두고 귀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돼 넉달동안 억류됐던 동원호 선원들이 마침내 부산에서 가족과 상봉했다.

하지만 선원들은 대부분 피곤에 지친 탓인지 가족과 쌓아 놓았던 해후를 나눌 겨를도 없이 황급히 공항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아, 한마디로 좋습니다.”

지난 11월 부산항을 떠났다가 장장 10개월여만에 다시 부산땅을 밟은 선장 최성식씨가 취재진들의 질문공세에 남긴 짤막한 소감이었다.

그동안의 납치 상황과 오랜 여독 그리고 이어진 취재공세에 시달린 탓인지 피곤한 표정의 최씨는 아들과 함께 마중나온 부인과의 해후도 잠시 미룬채 취재진을 피해 황급히 김해공항을 떠났다.

부산에 살고 있는 선장 최씨와 1기사 김두익씨 등 동원호 선원 4명이 9일 저녁 9시 10분쯤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한지 10여분 만이었다.

“아이 됐어요, 나중에 할게요”

함께 공항에 도착한 1기사 김두익 씨도 취재진에게 말을 아끼며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함께 황급히 차량에 올랐다.

미리 나와서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렸던 선원 가족들도 선원들에게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문 채 집으로 향했다.

각각 경북 포항과 전남 순천이 집인 통신장 전종원씨와 조리사 이기만씨도 공항에 도착했지만 이들은 아예 동원수산 부산지사 관계자도 모르게 조용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반면 선원들을 마중나왔던 동원수산 부산지사 관계자들은선원들이 각자의 집으로 모두 떠나자 “이제 다끝나고 선원들이 무사히 귀국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며” 그제서야 큰 짐을 덜어낸 표정을 지어보였다.

동원수산 부산지사 관계자는 선원들에 대한 차후 계획에 대해서는 “당분간 휴식을 가진 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피랍 넉달동안 그렇게 그려왔던 가족들. 하지만 지친 동원호 선원들에게는 가족과 뜨거운 포옹을 나눌 겨를도 없었던 고향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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