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강(江)의 무서운 변신
아름다운 강(江)의 무서운 변신
  • 금산경찰서 봉황지구대장 경감 이 석 범
  • 승인 2015.03.01 14:2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벽(赤壁), 그 아래 금강의 물줄기가 소리도 없이 유유히 흐르는 적벽강
아름다운 강(江)의 무서운 변신

설 연휴 마지막 날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깊은 잠에 취해 자고 있는 아이들의 이불을 덮어준 뒤 새로운 기분으로 근무를 하기 위해 오늘도 힘차게 아침 출근길을 재촉해 본다.
▲ 금산경찰서 봉황지구대장 경감 이 석 범


설 연휴기간 내내 시골 농촌에서 화목보일러 연통 과열로 인한 경미한 화재사건 이외에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 출근길을 나선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나를 찾는 다급한 전화 목소리에 갑자기 내 마음의 평온이 깨지면서 온몸이 긴장을 하는 것만 같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000(68세, 남)이 아침에 자신의 차량을 끌고 집을 나간 뒤 귀가치 않은 채 연락이 끊겼다는 112신고가 밤늦게 접수되어 휴대폰 위치조회 결과를 토대로 새벽 3시경까지 차량이 발견된 적벽강 인근지역을 수색하였으나 발견치 못해 이른 아침부터 고무보트 등 잠수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수색을 실시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충남 금산군에는 대둔산, 진악산, 천태산, 서대산, 태고사, 보석사, 적벽강, 십이폭포, 칠백의총, 금산산림문화타운, 금산인삼약초시장, 금산인삼관, 금산수삼센터 등 작은 소도시에 참으로 볼거리가 많이 있는 곳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특히, 신이 내린 선물인 인삼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 이름도 생소한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바위산이 붉은 절벽이라 이름이 붙여진 적벽(赤壁), 그 아래 금강의 물줄기가 소리도 없이 유유히 흐르는 적벽강이 있다.
여전히 산 아래 고요히 흐르는 강물은 절벽을 지나고, 산 아래 마른 억새풀을 어루만지면서 흘러만 간다.

이 곳 적벽강에는 속쓰림 및 숙취해소에 좋은 다슬기와 피래미 등이 꽤 많이 잡히기에 수렵활동 및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한여름 풀숲에 도사리고 있는 푸른 뱀처럼 예고 없이 나타나 다슬기 잡이를 하러 나온 사람 또는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을 소리 없이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무서운 강으로 변신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니, 설마 저렇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흐르고 있는 강이 나를 아무도 오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너도 나도 모르게 다슬기 잡기와 물놀이에 폭 빠져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있을 때 서서히 하루해는 지고, 산이 어둠을 조금씩 끌어 덮는 시간에 저 푸른 강물은 해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생명줄을 붙잡아 마치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제 갈 길을 그렇게 고요히 흐르고 있다.

관내 치안질서를 유지하는 경찰관으로서 새해를 맞아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익사사고가 발생할 런지 왠지 두렵기만 하다.

세상에는 참 재미있는 일들도 많지만, 어린시절 냇가에서 친구들과 다슬기를 잡던 추억, 잡히지 않으려고 숨박꼭질하던 다슬기 녀석들과 씨름하던 옛 추억을 그리면서 우리 모두 안전사고에는 너와 내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이 곳 아름다운 적벽강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새해 소망을 빌어 본다.

 

 

금산경찰서 봉황지구대장 경감 이 석 범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피 2015-05-30 17:26:21
※▶해­피­카­지­노­사­이­트접­속­주­소
※▶☞컴퓨터로 접속하세요W­W­W.y­a­y­a­1­0­0­4.c­o­m
※▶신­규­첫­입­금­1­0­%­☞­매­일­첫­오­링­시­5­%
※▶매­입­금­시­3­%­☞­(­오­링­최­대­금­액­3­0­만)
※▶주­말­입­금­시­5­%­☞­천­만­오­링­시­7­%
※▶보­너­스­배­팅­3­배­이­상­적­용­최­대­금­액­(7­0­만)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