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원을 넣어서 4만5000원을 땄습니다.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이런 것이 도박이구나’하면서 그 후로도 계속 가게 됐습니다. 같은 흥분을 얻기 위해 도박하는 시간이 점점 늘었고 거는 돈 액수도 점점 커졌습니다. 만원으로 시작해서 10만원, 1000만원, 1억원도 한순간이더군요.”
사행성 성인오락기인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가운데 30대 남자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이 바다이야기에 빠져들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 대부분이 이 남자와 같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빌딩 전체가 각종 성인게임장으로 도배되는가 하면, 교회 아래층에도 게임장이 들어서는 등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우후죽순(雨後竹筍) 성인 게임장이 생겨나더니 급기야 문제가 터지고 말았네요.
사행성 게임기(게임장) 인허가 비리, 문광부의 상품권 유통 정책에서의 사행성 오락 방조 문제, 이에 대한 대통령 조카 및 권력 실세들의 연관설 등 바다이야기 사건은 연일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기를 전면 압수·단속해 조속히 퇴출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조직폭력배와 연계가 되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여전이 도박게임이 벌어질테지요.
전국 곳곳에서 수해를 입어 온 국민이 수해복구에 힘을 합해도 부족한 이 즈음, 바다이야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대한민국이 유감스럽기만 합니다. 오늘도 퇴근 후 자가용을 타러 가면 차 앞유리 위에 게임장 홍보전단이 끼워져 있겠지요. 어제나 그제 처럼….
| 바다 이야기는 어떤 게임
2004년 12월 처음 등장한 바다이야기는 슬롯머신과 같이 돌아가는 그림을 맞추면 점수를 얻는 릴게임(reel game) 일종으로 4개의 원판에 나타나는 그림에 따라 당첨 여부가 결정된다. 바다이야기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개·변조가 쉬워 한번에 최대 300만원까지 딸 수 있는 연타기능, 대박 예고그림이 나오는 예시기능 등이 추가됐기 때문. 기존의 게임기와 달리 전자식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게임장에 설치될 때 연타 기능을 추가하는 등 거의 모든 기기가 불법 개·변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이야기는 성인오락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 8월말 현재 영업중인 게임장이 전국 1000여 곳에 달하고, 설치된 게임기만 4만5000대 정도로 추정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