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관련, 여당이 정부 상대 소송 파문
FTA관련, 여당이 정부 상대 소송 파문
  • 편집국
  • 승인 2006.09.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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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갈등, 당내 불란의 불씨 될 가능성...김근태 의장에게도 큰 부담될 듯
미국 시애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3차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의원 23명이 7일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요즘은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어서국회의원들이 헌재에 소송을 내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지만 이번 권한쟁의 심판청구 소송이 눈길을 끄는 것은 여당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홍 의원을 비롯해 강창일, 이인영, 이기우 의원 등 23명 가운데 13명이 여당 의원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하루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집요한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는 사실에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청와대와 정부가 일부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의 소송 참여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기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한미간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과했다"는 의견이 여당내에서 지배적이다. 또, 한나라당과의 대회전(大回戰)이 불가피한 정기국회가 시작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적전분열 양상을 보임으로써 당의 기강해이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한 듯 상당수 여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대통령과 당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봉균 정책위 의장도원내 사령탑인 김한길 원내대표를 대신해 권한쟁의 심판소송에 참여한 여당 의원들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김근태 의장 등 지도부도 이날밤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소송에 참여한 의원들을 엄중 경고하기로 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한 의원 13명 가운데 이인영, 이기우, 홍미영, 유승희 의원 등 6명 가량이 이른바 'GT계'로 분류되는 김근태 당의장과 가까운 의원들이다. 이 때문에 당의장 취임 석달째를 맞은 김근태 의장이 받을 타격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의장의 한 핵심측근은 "국민들이 보면 김 의장이 이들 의원들과 짜고 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 않겠냐"며, "결코 작은 사안이 아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리틀 김근태'로도 불리는 등 김 의장의 최측근 의원으로 통하는 이인영 의원은 "소송에 참여한 의원 가운데는 친노 직계도 있고 다른 계파 의원도 있다"면서 이번 소송을 계파적 관점이나 정치적 시각으로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GT쪽 의원들이 다수 참여했다며 취지를 왜곡할 경우 김 의장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송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홍 의원도 사면초가의 입장에 빠졌다. 김태홍 의원은 소송 참여 의원 가운데 유일한 재선 의원인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또 개혁적이고 깨끗한 이미지 때문에 따르는 의원들이 많다. 김 의원은 이같은 당내 위치와 당 지도부의 거듭된 만류로 소송 참여 의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려고 했지만 결국 소송에 참여했다.

특히 김 의원은 며칠전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샵에서 국회 한미 FTA 특위 위원수가 적다며 현재 20명인 특위 위원을 30명으로 늘릴 것을 요구해 관철시켰고 직접 특위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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