池魚之殃 [지어지앙]-뜻밖의 재앙을 당함
池魚之殃 [지어지앙]-뜻밖의 재앙을 당함
  • 편집국
  • 승인 2006.10.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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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李在福)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문학박사
현, 배재대학교 기획평가과장

지어지앙(池魚之殃)은 여씨춘추(呂氏春秋) 필기편(必己篇)에 나오는 고사이다.
지(池)는 물 수(水)에 또 야(也)를 합친 글자로서,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인 ‘연못’을  의미한다. 어(魚)는 물고기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서, 물고기의 이름을 나타내는 부수가 되었다. 앙(殃)은 나쁠 태와 가운데 앙(央)을 합친 글자로서, 나쁜 일이 중간에 불쑥 터진다하여 ‘재앙’ ‘허물’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춘추시대 송나라 때의 일이다.
당시에 사마(司馬)라는 벼슬을 지내는 환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천하에 진귀한 보석이 있었다. 환퇴가 귀한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많은 사람들은 그 보석을 탐냈다. 그 소문은 곧바로 왕에게도 전해졌다.
보석에 욕심이 생긴 왕은 환관을 불러 물었다.
“이봐라! 사마 환퇴가 천하에 귀한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냐?”
“예 사실이옵니다.”
“그러면 그 보석을 한 번 볼 수 있겠느냐?” 
“예 가지고 들어오라고 하겠습니다.”
환관은 즉시 환퇴에게 입궐하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환퇴는 병을 핑계로 차일피일 입궐을 미뤘다.

그러던 중에 환퇴가 큰 죄를 저질렀다. 왕은 급히 그를 잡아들이라고 명했다. 그러나 환퇴는 이미 보석을 가지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왕은 다시 환관을 불러 물었다.
“환퇴가 도망을 갔다면 보석은 어찌 되었느냐?”
“아마 어디엔가 숨기고 도망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빨리 환퇴를 잡아들이고 보석을 찾아오도록 해라”
왕의 명령을 받은 환관은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보석이 없었다. 환관은 보석을 감춘 곳을 알기 위해 그를 고문했다. 결국 환퇴는 자신이 도망칠 때 궁궐 앞 연못에 보석을 던져버렸다고 자백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연못의 물을 퍼내고 보석을 찾도록 명했다. 그리고는 직접 연못에 나가 지켜보고 있었다. 궁의 군사들이 열심히 물을 퍼냈다. 한참 후 연못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닥을 샅샅이 뒤졌으나 보석은 찾을 수 없었다. 왕은 환퇴를 죽일 것을 명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연못의 물을 다 퍼내는 바람에 물고기들만 말라죽고 말았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환퇴 때문에 애꿎게 연못의 물고기들이 재앙을 당했다(池魚之殃)고 가슴 아파했다.
이때부터 지어지앙은 ‘연못 속 물고기의 재앙이라는 뜻으로, 화가 엉뚱한 곳에 미치거나, 상관없는 일 때문에 재난을 당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요즈음 국민들은 경기 침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정쟁을 일삼고 있다. 때문에 애꿎게 화를 당하는 것은 힘없는 국민들뿐이다. 혹시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서로가 지어지앙의 교훈을 곱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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