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 < 칼럼> 이것도 팔자, 저것도 팔자?
허정 < 칼럼> 이것도 팔자, 저것도 팔자?
  • 허정 이상엽 선생
  • 승인 2016.11.30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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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대로 산다. 사주팔자는 귀신도 못 속인다. 로또 당첨도 팔자, 물에 빠져죽어도 팔자, 교통사고로 죽어도 팔자, 이래도 팔자 저래도 팔자, 진리일까, 허구일까? 때로는 원망, 때로는 선망의 대상인 사주팔자, 과연 미래에 닥쳐올 길흉화복을 알 수 있을까? 알든 모르든 간에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다.

허정 이상엽

우리가 자주 듣고 말하는 사주팔자와 관련된 구전 중에 상당수는 아무런 학술적인 근거도 없는 낭설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 사주학을 ‘토속종교’ 내지 ‘여타종교’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호도(糊塗)하거나 ‘통계학’ 또는 ‘미신’으로 어설픈 결론을 짓고 배척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믿고 안 믿는 건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이지만, 사주팔자의 원리를 알지 못하면서 무시하는 건 지식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정통 사주학은 천당과 지옥, 전생과 후생을 논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량적 비교를 통하여 많은 사실을 통계적으로 관찰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은 물론,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밝히지 않고 함부로 믿는 미신󰡓따위는 더욱더 아니다.

한자 문화권의 모든 역리학이 그렇듯이 사주팔자 역시 사람은 물론이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천체의 자전과 공전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전제로 해석된다.

천체의 자전과 공전의 법칙이 곧 사주팔자

혹여 초월해탈(超越解脫)한 성자(聖者)라고 해도 예외로 여기지 않는다. 역일[曆法] 즉 연월일시를 곧 사주팔자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에 부여된 기운의 숫자[氣數]와 매년 내지 미래 기수(氣數)의 변화에 따라 '쇠로병사'와 '길흉화복'이 결정됨으로, 그 사람에게 닥쳐올 미래의 변화를 사주팔자로 예측할 수 있다. 사주팔자에는 하늘, 땅, 사람의 이(理), 기(氣), 상(象), 수(數)의 원리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사주팔자는 그 어떤 종교와도 관련이 있을 수 없음은 물론 통계학 또는 미신도 될 수 없다.

성현의 반열에 오른 주자(朱子)께서󰡒운명의 바른 것은 이치에서 나오고, 운명의 변화는 기질(氣質)에서 나오며, 그를 통괄하는 것은 모두 하늘이 나에게 부여해주었다(命之正者, 出於理, 命之變者, 出於氣質, 要之, 皆天所付予也).”라고 했다.

천체의 순환법칙이 인간의 쇠로병사와 길흉화복 주관한다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사주팔자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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