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 < 칼럼> 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
허정 < 칼럼> 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6.12.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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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띠는 고집이 세고, 수탉 띠는 용맹하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도 있는 반면, 암탉띠 여자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암탉띠 남자는 팔자가 세다고 하는 구전도 있다. 속설이든 아니든 그 사람의 출생 띠에서 비롯된 건 분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한자 문화권에서 출생한 사람들에게는 모두 12동물로 상징되는 띠가 주어지고, 싫든 좋든 관계없이 누구나 받게 된다.

허정 이상엽 선생

2016년에 출생한 사람들은 원숭이 띠[丙申]를 받고, 2017년에 출생하는 사람은 모두 붉은 수탉 띠[丁酉]를 받게 된다. 정유(丁酉)년의 정(丁)은 붉은 색을 의미하고, 유(酉)는 음(陰)이지만 정(丁)이 불[火]이 되어 수탉을 상징한다. 수탉 띠라고 해서 특별히 여성은 나쁘고 남성은 좋은 건 아니다.

 

이렇게 해마다 주어지는 띠지만, 띠의 기점(起點)에 대한 이견은 분분하다. 어떤 사람은 음력 1월 1일, 어떤 사람은 입춘(立春), 어떤 사람은 동지(冬至)라고 한다. 심지어 양력 1월 1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정유년[丁酉]의 시작은 동지(冬至)

말도 많고 기준도 제각각인 띠, 2017년 정유년 붉은 수탉 띠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음력 설날부터일까, 입춘(立春)부터일까, 아니면 동지(冬至)부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년의 띠는 한자 문화권 달력의 시원[曆元]인 동시에 역리(사주)학 새해의 시작[歲首]인 동지(冬至)부터라고 단정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1양(一陽)의 기운은 동지[子]에서 생하고 절기[節]는 동지(冬至)에 교체하여 이미 다음 년도[次年]에 속한다. 또한 00시[夜半] 이후는 바로 다음 날에 속하는 것과 같다(一陽生於子節交冬至已屬次年亦猶夜半以後卽屬次日).”라고 한 정통 고천문학 서적인 <혁상신서(革象新書)>를 통해서 확인됐다. 동지(冬至) 기점은 00 시점에 날짜를 바꾸는 것과 같고, 입춘(立春) 기점은 03 시점에 날짜를 바꾸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때문에 달의 합삭에 의해 결정되는 음력 1월 1일 설날과 03 시점과 같은 네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은 띠의 기점[歲首]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일부 천문학자[術者]들은 음력 1월 1일, 일부 성리학자 및 역술인들은 입춘을 기점으로 매년의 띠가 바뀐다고 아무런 학술적인 근거 없는 주장을 한다. 그야말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막말들이다.

정유(丁酉)년 붉은 수탉 띠는 음력 1월 1일 또는 입춘(立春)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건 한자 문화권의 역원(曆元)은 물론, 12지지(地支)의 순환법칙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견강부회의 극치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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