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역사 축소시킨 한국천문연구원?
달력의 역사 축소시킨 한국천문연구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7.24 08: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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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달력을 언제부터 사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계절에 맞추어 수렵을 하고 농사를 잘 짓기 위해 해와 달의 운행을 관찰해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추측할 뿐이다. 달력 없이 계절에 맞추어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짓는 건 맹인이 지팡이를 잃고 산길을 가는 것같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허정 이상엽

때문에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온 우리 조상들은 인간의 신체리듬과 조수간만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달의 운동을 계산해 음력을 만들었고, 또 계절의 변화를 주도하는 태양의 운동을 계산해 세(歲)라는 달력(이하 24기절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러므로 우리 조상들이 써온 달력은 음력과 24기절력 2종류가 된다.

이는 조선시대 달력[책력]에서 입춘, 경칩 등의 12절로 월을 정하고 60갑자[세차·월건·일진]로 날짜의 부호를 삼은 24기절력과 합삭(合朔)으로 월을 정하고, 초하루, 초이틀 등의 일련번호로 날짜를 표기한 음력, 그리고 역법이 우리와 같은(표준시 제외) 중국과학원자금산천문대(이하 중국천문대) 편찬 <대중만년력> 목록에서 현행 달력을 양력[그레고리력], 음력, 농력(農曆) 3종류로 적시한 것 등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2016 역서>에서 “음력에서는…(중략)…24기(또는 24절기)를 도입하였다.…(중략)…음력은…(중략)…태음태양력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정의해, 음력과 24기절력을 합쳐 태음태양력 1종류의 달력으로 명명했다.

막말로 조상을 모욕해서야

따라서 천문연에 “24기절은 약365일, 음력은 약354일, 짧은 음력이 긴 24기절을 어떻게 도입배치 했다는 말인가?”를 질의했다. 천문연은 답변에서 “음력에 24기절을 도입, 배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은 오류를 전제로 명명됐음을 시인했다.

그런데도 천문연은 아무런 천문학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2017 역서>에서 “태음태양력은 달의 운행과 태양의 운행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이다. 순수하게 달의 운행만을 고려한 태음력과는 구분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음태양력을 줄여 음력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후 등장하는 모든 태음태양력 용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 사용한 태음태양력을 말함)”라고 정의를 수정했다.

이는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이 오류를 전제로 명명된 사실을 감추기 위한 계획된 거짓말이 아니라면,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역법[시헌력법]의 기초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막말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우리 조상들이 태음태양력으로 불러야할 달력을 음력으로 호칭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태음태양력을 줄여 음력이라고 부르고 있다.”라고 정의한 것은, 우리 조상들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를 모욕하는 망언이다. 우리 조상들은 24기절은 독립된 달력으로 사용했고, 음력에서는 태양의 운동을 반영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역법에서는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한바 없다. 그리고 중국천문대는 음력과 24기절력을 명확히 구분해 현행 달력을 양력[그레고리력], 음력, 농력(農曆) 3종류로 명명했다.

따라서 24기절을 음력에 귀속시켜 현행 달력을 양력(그레고리력)과 음력(태음태양력)으로 명명한 것은 천문연이 달력의 역사와 종류를 축소 왜곡한 것이 된다.

조선시대 달력[책력], 중국 <대중만년력> 목록과 고금의 역법이 부정되지 않는 한, 천문연의 주장은 견강부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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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점자 2017-12-21 06:45:41
해달별이시간측정하는데 어떻게 관계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