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日官]의 업무 모른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자[日官]의 업무 모른 한국천문연구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8.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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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樊遲)가 농사짓는 법을 배우고자 청했다. 공자(孔子)께서 나는 늙은 농부보다 못하다. 채소 심는 것을 배우고자 청했다. 공자께서 나는 늙은 농부보다 못하다(樊遲請學稼, 子曰吾不如老農, 請學爲圃, 曰吾不如老圃).” <논어>에 나오는 이 말은 전문성을 강조한 교훈으로 폭넓게 인용된다.

허정 이상엽

역법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천문학인 동시에 택일, 사주팔자 등의 역리학이다. 때문에 조선 왕실은 초시(初試)와 복시(覆試)에 합격한 일관(日官)에게 달력을 만들게 했고, 또 왕실 행사의 택일을 전담하게 했다. 일관은 역법과 역일로 왕실 행사의 택일은 물론 결혼식, 회갑연, 장례식, 묘이장 등에 좋은 날과 나쁜 날을 택일을 했다. 역법과 역일이 곧 택일을 비롯한 역리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역법을 관장하는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그렇지 않다. 수년째 시헌역법을 전공하지 않은 연구원에게 달력을 만들게 하고 있다. 월건(月建)이 음력인지 아닌지도 분간 못하는 연구원에게 달력을 만들게 하고 있다.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항공기 조종을 맡긴 것과 다를 바 없는 인력배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천문연은 자신들이 편찬한 <만세력>에 수록된 24기절이 음력이 아닌 세(歲)라는 달력(이하 24기절력)인 사실도 모르고, 또 역법과 역일이 곧 택일, 사주팔자를 비롯한 운명학인 사실도 알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다 음력과 24기절을 합쳐 태음태양력으로 명명한 것이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온 달력의 종류와 역사를 축소 왜곡한 것인 사실도 모르고 있다.

역법과 역일이 곧 운명학!

달력 만드는 일과 택일은 일관(日官)의 중요한 업무였다. 이는 일관들이 조선 약 500년 내내 왕실의 모든 행사 택일을 전담했던 사실을 통해서도 명확히 확인됐다. 역법이 곧 택일이 아니라면 어찌 일관에게 택일을 맡겼겠는가?

인조께서 부묘례를 행하고자하니 "예조에서 아뢰기를 부묘례를 행할 길일을 일관(日官)에게 택일하게 명하니, 윤8월 10일이 길하다고 합니다(禮曹啓曰: "祔廟吉日, 令日官推擇, 則閏八月初十日爲吉云矣).”라는 것 등이 그 증거이다.

따라서 “24기절력의 근거로 제시하신 자료들은 당시 길흉화복, 운세 등을 따지기 위해 필요했던 설명들로, 역법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라는 천문연의 주장은, 역법과 역일이 곧 택일, 사주팔자 등의 운명학인 사실은 물론 택일이 일관(日官)의 업무였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 무지가 아니라면, 천문연의 오류를 감추기 위한 꼼수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사용해온 절기[節]는 24기절력의 연월의 기점이 되고 세차, 월건, 일진, 시진은 24기절력 연월일시의 이명(異名)이다. 입춘은 년의 기점인 동시에 24기절력 인월(寅月)의 기점도 된다. 24기절력이 바로 조선시대 일관(日官)들이 길일과 흉일을 가리는데 활용된 달력이다. 때문에 합삭으로 연월을 정하고 초하루, 초이틀 등으로 날짜를 표기하는 음력은 24기절력과 명확히 구분된다.

“입춘은 올해[兩年]와 내년이 교체 점으로 관계되는 바가 매우 중요하다(立春乃是兩年交界, 所關尤重).”라고 한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은 입춘은 24기절력 새해인 동시에 인월(寅月)의 기점으로 사용된 증거이다.

따라서 천문연은 역법전공자에게 달력을 만들게 하여 역법이 곧 운명학인 사실을 올바로 알리고 천문연이 축소 왜곡한 달력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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