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달의운세
역법과 택일 구분 못한 한국천문연구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8.21 08:56
  • 댓글 0

“손 없는 날 이사하면 탈이 안 난다. 아니다 운세가 나쁘면 손 없는 날 이사해도 탈이 난다.” 엇갈린 주장이 난무하는 택일과 운명에 관련된 이런 말들은 얼마나 믿어야 할까? 미신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상당수 지식인들은 진리로 믿는다.

허정 이상엽

신뢰와 불신이 양립하는 운명학은 미신일까? 한자 문화권의 택일과 사주팔자를 비롯한 정통 역리학은 역법과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길흉을 점친다. 역법 년의 기점은 사주팔자의 연주(年柱), 역법 월의 기점은 사주팔자의 월주(月柱), 역법 일의 기점은 사주팔자의 일주(日柱)의 기점이 된다. 따라서 역법과 역일은 곧 사주팔자와 택일 등의 운명학이 된다.

그러나 달의 합삭에 의해 연월이 결정되고 초하루, 초이틀 등의 일련번호로 날짜를 표기하는 음력은 운명학과 관련이 없다. 절기[氣節]로 연월을 정하고 60갑자로 날짜를 표기하는 세(歲)라는 달력(이하 24기절력)의 연월일시가 곧 택일과 사주팔자 등의 운명학이 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편찬 <만세력>에 명기된 24절기는 24기절력 연월의 기점이 되고, 60갑자 즉 세차, 월건, 일진, 시진은 24기절력 날짜의 이명(異名)으로, 운세를 점치는 운명학이 된다. 이는 현대의 천문연에 해당하는 조선 관상감 일관(日官)의 업무와 현행 역법인 시헌력법을 통해서 확인되었다.

조선왕실 행사의 모든 택일은 달력을 만드는 일관(日官)이 전담했고, 시헌력법에서는 절기(節氣)를 연월의 기점이라고 명기했다. 특히 음력 12월이든 1월이든 입춘절기가 들면 그날이 곧 새해의 시작이라고 분명히 밝혀 음력과 24기절력을 명확히 구분했다. 설날이 음력 새해라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입춘 절기부터 시작되는 새해는 음력일 수 없다.

길일과 흉일을 가리는 택일은 천문학자[日官]의 업무

“일관(日官)의 택일은 29일이 길하다고 합니다(日官推擇, 以二十九日爲吉).”라는 <선조실록>, “입춘 전은 지난해에 속하고 입춘 뒤는 곧 새해에 속한다(立春前屬舊歲, 立春後卽新歲).”라는 천문연 천문역법 자문위원이 제시한<대청시헌서전석(大淸時憲書箋釋)> 등의 내용이 그 증거이다. 이것이 길일과 흉일을 가리는 택일이 일관의 업무였다는 사실과 입춘이 새해의 기점으로 사용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아니면 무엇인가?

따라서 천문연의 “24기절력의 근거로 제시하신 자료들은 당시 길흉화복, 운세 등을 따지기 위해 필요했던 설명들로, 역법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라는 주장은 천문연 편찬 <만세력>의 세차와 월건, 일진, 시진이 곧 택일을 비롯한 운명학인 동시에 24기절력 날짜의 부호라는 사실을 모르고 한 막말이 된다.

천문연이 일관(日官)의 업무를 정확히 알고, 또 입춘부터 시작되는 새해는 음력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또 세차, 월건, 일진, 시진, 구궁도 등이 역일인 동시에 운명학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음력과 24기절력 2종류의 달력을 합쳐 태음태양력 1종류로 명명해 달력의 종류와 역사를 축소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천문연이 시헌력법을 전공하지 않은 무자격자에게 달력을 만들게 방치하여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수십 년째 방기하고 있는 것은 시급히 청산돼야할 천문연의 적폐가 분명하다.

달력의 종류와 역사가 축소 왜곡된 사실은 천문연 천문역법 자문위원이 제시한 <대청시헌서전석>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천문연은 시헌력법 전공자를 배치해 오류를 정정해야 할 것이다.

허정 이상엽  leesunjip@hanmail.net (010-7208-2256)

<저작권자 © (주)충청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 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