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역사 축소한 한국천문연구원?
달력의 역사 축소한 한국천문연구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8.3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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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께서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정직은 인간이 갖추어야할 기본덕목이라는 교훈으로 곧잘 인용되는 <논어>에 나오는 이 말은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새겨들어야할 교훈으로 여겨진다.

허정 이상엽

천문연에서 달력을 만드는 연구원은 시헌력법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월건(月建)이 음력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역법과 역일이 곧 택일을 비롯한 운명학인 사실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역법과 역주(曆註)도 구분하지 못하고 역법을 역주라고 주장한다.

천문연이 시헌력법의 기초만 알았다면, 길일과 흉일을 가리는 택일이 조선시대에 달력을 만들던 일관(日官)의 중요한 업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천문연은 “음력에서는…(중략)… 24기(또는 24절기)를 도입하였다.”라는 엉터리 주장을 전제로 음력과 세(歲)라는 달력(이하 24기절력)을 합쳐 태음태양력으로 명명해 달력의 종류와 역사를 축소 왜곡하지 않았을 것이다.

음력 1년은 약 354일, 24기절 1년은 약 365일이다. 어찌 짧은 음력에서 긴 24기절을 도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조선시대 일관(日官)이 택일할 때 사용한 달력이 바로 24기절력인 사실을 고려하면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은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온 달력은 음력과 24기절력 2종류이고 역법과 역일은 곧 택일을 비롯한 운명학이 된다. 이는 천문연 천문역법 자문위원이 제시한 <대청시헌서전석(大淸時憲書箋釋)>을 통해서도 명확히 확인되었다.

태음태양력은 오류를 바탕으로 명명된 명칭!

조선시대 사용된 달력은 2종류라고 명기된 문헌을 제시해 놓고, 어찌 조선 관상감 편찬 책력[달력]에 수록된 달력은 1종류뿐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는 말인가? 아마도 천문연 천문역법 자문위원이 문헌의 내용을 정확히 알았다면 <대청시헌서전석>은 제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청시헌서전석>에서 “만약 전 년[舊年] 12월 18일이 입춘이면 18일은 곧 새해[新年] 정월절로 써라. 무릇 정월의 운세[신살], 72후 또한 모두 18일부터 시작된다(又如舊年十二月十八立春, 則十八日卽作新年正月節主事. 凡正月神煞七十二候, 亦皆從十八日起).”라고 한 것 등이 그 증거이다. 이것이 만약 음력이라면 음력 새해는 ‘설날과 입춘’으로 1년에 2번이 된다.

따라서 “천문연은 운세, 명리학 등에 대해서는 연구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24기절력”에 대해서는 천문연에서 답변을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는 천문연의 국정 감사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은 조선시대 사용된 달력의 종류는 물론 <대청시헌서전석>의 내용도 알아보지 못한 결과가 된다.

자신이 제시한 문헌의 내용도 모르는 학자가 천문연의 천문역법을 자문하고, 입춘이 새해의 시작[歲首]라고 하면서도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온 달력은 1종류뿐이라고 주장하며, 월건 또한 음력이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서슴없이 하는 연구원이 달력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천문연의 적폐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천문연은 조속히 자신이 제시하는 문헌이라도 알아보는 천문학자를 역법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또 시헌력법을 전공한 연구원을 달력 만드는 업무에 합류시켜 축소 왜곡된 달력의 역사와 오류를 바탕으로 명명된 태음태양력이라는 명칭을 폐기하고 음력과 24기절력으로 정정해야 한다. 공무원과 학자의 거짓말은 미래 세대의 알 기회마저 박탈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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