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즐길 수 있다” -사주 이론 이해
“삶 즐길 수 있다” -사주 이론 이해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9.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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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즐길 수 있다”

<논어>에서 “선비[士]는 궁핍하여도 의리[義]를 잃지 않고 통달하면 그 도(道)를 떠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익이 될 것 같으면 추구하고 조금 손해가 될 것 같으면 회피한다면 후세에 누가 그를 지각 있는 학자였다고 기억하겠는가?

허정 이상엽 선생

팔자대로 산다지만 그 팔자라는 그릇을 다 채우기는 쉽지 않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주어진 기회마저 놓치기 때문이다.

천명과 때[時]를 알고 또 미래의 변화를 아는 사람은 부귀와 빈천에 구애받지 않고 삶을 즐긴다.

때문에 천명을 아는 사람은 요절을 원망하지 않고, 시대[時]를 아는 사람은 궁핍함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여받은 천명을 알고 미래에 닥쳐올 변화를 알기란 매우 어렵다.

고대 중국 주나라 왕실의 역법을 담당했던 장홍(萇弘)은 천지의 기운과 일월의 운행 및 비바람의 변화는 물론 하늘의 도(道)까지 통달했다. 그러나 자신이 창에 찔려 죽을 것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월나라 왕 구천(句踐)을 보좌했던 대부 종(種)은 적장의 몸을 사로잡아 왕의 원한을 풀어주고 또 국토도 수 천리를 넓혔다. 하지만 자신은 정작 촉루검(屬鏤劍)을 입에 물고 엎어져서 죽었다.

재능이 뛰어나 천문을 간파했던 장홍은 주나라의 역법을 관장했고, 권모술수가 능한 대부 종(種)은 왕의 총애를 받았지만 그 또한 와석종명(臥席終命)하지 못하고 비명횡사했다.

하늘이 부여해준 운명과 그 시대의 시류(時流)를 알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진퇴의 시기만 정확히 알았어도 비명횡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쇠노병사(衰老病死)와 부귀빈천은 바로 선천시공(先天時空) 및 후천시공(後天時空)의 여러 관계로부터 교감한 결과이며, 그 생존발전에는 반드시 과정이 있다고 한다. 생로병사는 초월해탈(超越解脫)한 성자라도 이탈하지 못한다.

인간의 성과 명[性命]을 아는 것은 이기(理氣)를 아는 것이 되고 이기를 아는 것은 변하지 않는 이치[不易] 속에서 변하는 이치를 아는 것이 된다. 따라서 천명[팔자]을 아는 사람은 얻고 잃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삶을 즐긴다.

정유(丁酉) 가을[秋節]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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