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가 우선일까, 묘터가 우선일까?
집터가 우선일까, 묘터가 우선일까?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09.2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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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적선을 해야 명당을 얻는다.”는 구전이 있다. 집터든 묘터든 명당은 그만큼 찾기도 어렵고 얻기도 어렵다는데서 비롯된 얘기다. 그런데 집터 명당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풍수학자가 있는 반면 묘터 명당이 후손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 풍수학자도 있다.

허정 이상엽 선생

정통 풍수지리학의 정의와 다른 사실을 고려하면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여긴 결과로 볼 수 있다. 조상의 은혜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묘터 명당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의 영달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집터 명당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조상의 은혜와 자신과 자녀의 영화를 모두 고려하는 사람은 묘터와 집터 명당 모두를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어떤 사람은 묘터 명당, 어떤 사람은 집터 명당, 어떤 사람은 묘터와 집터 명당 모두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제각각인 풍수지리학 인식에서 비롯된 진풍경들로 볼 수 있다.

묘터와 집터 어떤 것이 더 많은 영항을 끼칠까? 조상의 은혜를 생각하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조상의 묘터 명당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풍수 경전의 내용과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단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집터[陽宅] 풍수의 최고 경전인 <택경(宅經)>에서 “집터와 묘터는 영화의 근원이 된다. 조상의 묘터가 나쁘고 집터가 좋으면 자손에게 관록이 있고, 조상의 묘터가 좋고 집터가 나쁘면 자손들의 의식(衣食)마저 부족해진다. 조상의 묘터와 집터가 모두 명당이면 자손이 부귀영화를 누리고, 조상의 묘터와 집터가 모두 나쁘면 자손이 고향을 떠나고 대마저 끊어진다<宅統>之宅墓, 以象榮華之源。… 墓凶宅吉, 子孫官祿, 墓吉宅凶, 子孫衣食不足。墓宅俱吉, 子孫榮華, 墓宅俱凶, 子孫移鄕絶種。).”라고 했다. 택경의 정의(正義)와 후손이 부귀를 누리면 조상도 잘 모실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집터가 우선이라고 볼 수 있다.

조상의 묘터와 집터 모두 나쁘면 부귀를 누리는 후손을 볼 수 없고, 조상의 묘터와 집터가 모두 명당이면 부귀를 누리는 후손을 흔히 본다. 그런데 집터가 나쁘고 묘터만 좋은 가문의 후손이 부귀를 누리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택경>에서 집터가 우선이라는 이론이 틀렸다고 볼 수 없다. 같은 기운은 서로 감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한다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다면, 풍수지리학 이론은 현대인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유(丁酉) 가을[秋節]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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