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는 집!”
“부자 되는 집!”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10.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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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에서 “큰 집에 천 칸의 방이 있어도 밤에 누어 자는 것은 여덟 자 방 한 칸이면 된다(大廈千間夜臥八尺).”라고 했다. 일상생활에 큰 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곧잘 인용되는 문구이다.

허정 이상엽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작은 집 보다는 큰 집을 선호한다. 대궐 같이 큰 집에 입주하는 것은 신분상승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런 인식은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다.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우선 큰 집으로 이사부터 한다. 호화주택이 날로 늘어나는 것 또한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큰 집은 다 좋은 것일까? 사람은 집에서 살지만 그 집은 사람으로 인하여 존재한다. 그 사람과 집이 상부(相扶)하면 경사가 이어져 부자가 되지만, 사람이 집의 형세에 앞도당하면 재앙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족의 수에 비하여 집이 너무 크면 재앙을 불러들이는 집이 된다.

집이 커도 자녀 또는 그 집에 같이 사는 사람 등이 많아 항상 집이 좁은 것 같으면 그 집의 기운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본인은 물론 자녀들도 대를 이어 부귀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집은 큰데 자녀도 적거나 없고, 또 그 집에 같이 사는 사람도 없어 항상 빈집같이 텅 빈 것 같으면 사람이 그 집의 기운에 압도당하여 점점 재앙이 늘어나고 건강도 나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약 20∼25평정도 되는 집에 두 내외가 산다면 특별히 집으로 인한 재앙은 따르지 않는다고 볼 수 있으나, 약 40∼50평정도 되는 집에 두 내외 또는 혼자 살면 모든 일이 순탄하지 못하고 고통과 질병 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은 “집이 작고 사람이 많은 것이 첫 번째 좋은 것이 된다(宅少人多一實).”라고 하고 또 “그 집은 큰데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적은 것은 첫 번째 나쁜 것이 된다(宅大人少一虛).”라고 정의한 한자 문화권 집터[陽宅]에 대한 최고 경전인 <택경>의 내용을 통해서도 확신할 수 있다. 때문에 함께 거주할 가족이 적다면 작은 집, 많다면 큰 집을 선택하는 것은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목·화·토·금·수의 기운이 중화를 이룬 생기(生氣)가 땅 속에서 올라오고, 또 땅[地上] 위에서는 하늘에서 유행하는 생기(生氣)가 모이는 명당 집터라고 해도 집은 크고 거주하는 사람이 적으면 나쁜 집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이 집의 기운에 압도당하는데 어찌 경사가 들겠는가?

모든 변화는 기운의 성쇠에 따라 이루어진다. 한 계절이 지나면 또 다른 계절이 그 자리를 메우듯이 기운의 순환법칙을 따르면 성공하고 그를 거스르면 실패하게 된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다고 가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큰 집에 입주하는 것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이 될 수 있다.

정유(丁酉) 가을[秋節]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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