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떠나는 집”
“울면서 떠나는 집”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10.1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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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왔다 울면서 떠나는 집이 있다. 돈과 명예를 다 잃고 아들 딸 생이별하고 이사(移徙)하게 되는 집터가 있다는 얘기다. 혹자는 “재수가 없어서다” 아니다 “인연이 없어서다”라고도 한다.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지만, 풍수지리학의 양택 이론을 기준으로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그 집에 들어가 살면 반드시 실패하여 돈과 명예를 잃게 된다고 하는 집터가 있기 때문이다.

허정 이상엽

집터가 나쁘면 그 사람의 운명의 길흉과 관계없이 나쁜 일을 겪는다. 다만 사주팔자의 운이 좋은 사람은 나쁜 일이 비교적 적을 뿐, 나쁜 집터로 인한 흉사를 피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정론이다.

그러나 나쁜 집터와 좋은 집터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집터에 좋고 나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너무 많고 풍수학을 깨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천체의 순환의 법칙을 근간으로 생기(生氣)가 모이는 명당을 찾는 풍수지리학을 조금 연구하고 좋은 집터를 찾는다는 건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마치 맹인이 지팡이를 잃고 산 정상에 오르는 것 같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 집터 뒤에 큰 산이나 큰 건물이 있고 집 앞에는 정자[丁] 모양의 도로나 하천이 대문과 일직선으로 맞닿는 집도 재앙을 불러들이는 집터 중에 하나이다.

도로의 크기나, 하천의 크기에 따라 재앙을 불러들이는 양이 다르지만 이런 집에 입주하면 오래 살지 못하고 울면서 떠나게 된다. 혹여 개발로 인해 없던 도로나 하수구가 대문과 일직선이 된다면 좋은 집터라고 해도 운기가 다되어 나쁜 집터로 변한다. 이렇게 변하면 곧바로 이사를 가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

<울면서 떠나는 집>

<울면서 떠나는 집>

풍수지리비전<[堪輿秘傳]>에서 “큰 도로가 혈 자리 앞에서 곧게 나가면 묘터와 집터 모두 나쁘다(大路直出穴前, 塚與宅而皆凶)”라고 했으며, 또 “집 앞에 흐르는 물이 똑바로 빠르게 빠져 나아가면 천재(千財)가 하루아침에 흩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큰 도로가 묘터나 집의 정면과 일직선을 이루면 그 묘나 집에 사는 사람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불상사가 생기고, 또 사방에서 모여 든 물이 집 앞 정면으로 빠르게 흘러가면 백만장자라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명당(明堂)에 지은 집은 천년이 넘어도 인정이 끊이지 않는 반면 흉지(凶地)에 지은 집은 백년 채우지 못하고 주인의 자취마저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터의 길흉을 가릴 줄 아는 것은 분명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정유(丁酉) 가을[秋節]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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