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황금 개띠[戊戌]는 동지부터!!
2018년 황금 개띠[戊戌]는 동지부터!!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7.12.14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 무술년[戊戌]은 황금 개띠가 된다. 무(戊)는 황색을 의미하고 술(戌)은 개를 의미한다. 2018년 황금 개띠 해의 시작은 입춘(立春)일까, 동지(冬至)일까? 많은 역술인들이 약 1000여 년 동안 입춘을 기준으로 새해를 정했다는 사실 때문에 입춘부터 2018년 개띠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개띠 해가 입춘부터 시작이 된다고 하는 것은 중대한 오류이다. 약 100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는 있지만, 역법과 맞지 않고, 또 그 어떤 천문학적인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허정 이상엽

역법[달력 만드는 법]은 곧 사주팔자 정하는 기준이 되고, 역일[연월일시]은 곧 사주팔자가 된다. 그런데 입춘(立春) 기준은 역법과 맞지 않고, 동지(冬至) 기준은 역법과 일치한다. 연월일시가 곧 사주팔자라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역법이 사주팔자 정하는 기준이라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입춘을 기준으로 2018년 개띠가 시작된다고 하는 것은 명확한 오류가 된다.

그런데 왜 역술인들과 조선 관상감에서 달력을 만들던 일관(日官)들은 입춘을 기준으로 그 사람의 출생 띠를 정하고 운세를 점쳤을까?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농사짓는 기준을 매년 띠의 기점으로 혼동한 탓으로 보면 틀림없다. 입춘은 농사짓는 기준, 동지는 역원으로 그 해의 띠가 바뀌는 기점이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 하(夏)나라는 자월(子月) 동지(冬至)로부터 시작되는 24기절력 세 번째 달인 인월(寅月)에 음력 1월을 맞추었다. 그리고 인월을 새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이것은 백성들의 농사짓는 일에 편리를 도모하기 위한 왕조국가의 제도로써 사주팔자의 새해 기준과는 관련이 없다.

입춘은 농사기준!

이런 사실은 시헌력법을 상세히 설명한 <대청시헌서전석(大淸時憲書箋釋)>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세(歲)의 3월을 정월이라고 말한다(歲之三月曰正月).”라고 한 것 등이 그 증거이다.

어쨌든 아무런 천문학적인 근거도 없이 입춘을 기준으로 그 해의 띠를 정하고 운세를 점쳐왔다는 것은 역리학계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 어떤 천문학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만물이 소생하는 입춘이 진정한 새해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 등은 혹세무민의 극치가 분명하다.

역술인들의 혹세무민을 본 명(明)나라 천문학자 주재육(朱載堉)은 역술인들이 입춘으로 새해의 시작을 정하고 운세를 점친 것은 유송(劉宋)시대에 하승천(何承天)이 우수(雨水)로 역원을 삼고 원가력(元嘉曆)을 만든 것보다 더 무지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니까 역술인들이 년(年)은 인시점[03-05시]과 같은 입춘(立春), 일(日)은 동지점[00 시점]과 같은 정자시(正子時)로 제각각 정하고 운세를 점친 것은 하승천의 오류보다도 역술인들이 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웃었다는 얘기다. 1년과 1일은 각각 360도인데, 어찌 년과 일이 약 45도 떨어진 곳을 기준으로 제각각 시작될 수 있겠는가?

농사짓는 일을 위해 입춘으로 새해의 시작을 정했던 고대 중국 “하(夏)나라는 입춘으로 년, 인시(寅時)로 날짜의 시작을 정했다[夏以斗建寅之月爲正, 平旦爲朔].” 따라서 천문학자 주재육이 역술인들의 오류를 비판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달력을 만드는 기준[역법]과 연월일시[역일]이 곧 사주학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의 역리학[풍수지리, 육임 등]이 된다. 따라서 역법과 맞지 않는 주장을 근고로 입춘을 기준으로 그 해의 띠가 시작된다고 하는 것은 “사슴을 가리키며 말[指鹿爲馬]이다.”라고 하는 꼴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